대나무를 질투함 대나무를 질투함 너는 속이 비어 오히려 쓰임새가 많고 절개와 정절의 표상으로 떠받드는데, 내가 속없는 짓 하면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고 줏대도 없는 쓸개 빠진 놈이라 하겠지? /몽당연필/ * 울산 십리대숲에서 촬영. 사진 그리고 단상 2019.02.25
[올해의 할 일 3] 남의 부탁 거절하기 * 바람과 파도가 백사장을 참 많이도 할퀴었던 모양입니다. 밀물과 썰물의 등쌀만으로도 백사장은 벅찼을 텐데요. [올해의 할 일 3] 남의 부탁 거절하기 이런 말 쫌 우습지만, 이름에 착할 선(善) 자가 들어선지 제가 상당히 착합니다. 어떤 분은 마음이 비단결 같다고까지 하십디다. 그런.. 사진 그리고 단상 2019.01.13
[올해의 할 일 2] SNS에서 '좋은 글'은 패스!! * 새해 첫날의 일출은 아니지만, 하늘에 드리워진 전깃줄이 오선지를 연상시키는 가운데 갓 떠오른 해가 음표처럼 걸려 있네요. 아, 오선지라 하믄 안 되갔구나야... 사선지! 휴대폰 사진이긴 해도 이른 아침부터 추위에 손 호호 불어가며 기다렸다가 직접 찍었습지요. [올해의 할 일 2] SNS.. 사진 그리고 단상 2019.01.12
[올해의 할 일 1] 무계획 상팔자 * 올해 제 발길이 어디로 향할지는 저도 모릅니다. 족적이 남으면 남는 대로, 안 남으면 안 남는 대로, 눈앞에 펼쳐진 길을 걸어갈 겁니다. [올해의 할 일 1] 무계획 상팔자 신년 벽두인지라 어떤 분은 새해 계획을 공표하시고, 어떤 분은 이모작 인생 설계를 하여 자랑하십니다. 지난 연말.. 사진 그리고 단상 2019.01.07
뽀리뱅이를 위하여 뽀리뱅이를 위하여 씨앗 날아든 데가 하필 돌 틈바구니였을 거야. 넌들 기름진 땅에 내려앉고 싶지 않았으려고? 척박해서 오히려 넌 더 강해졌겠지. 힘겹게 뿌리 내리고 잎을 내 줄기 올리고, 때아닌 꽃도 악착같이 피워냈을 터. 널 보고 있노라니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아. 출생은 내 의지.. 사진 그리고 단상 2018.11.16
은행잎 단상 은행잎 단상 울고 있는 것이냐 가는 가을이 아쉬워 오는 겨울이 두려워 빗물에 눈물 씻으며 우는 것이냐 우지 마라 지난날 시리게 푸르렀고 마지막엔 이리도 부시게 아름다우니 하찮게 굴러다니는 이파리들에 비하겠느냐 잠시 많은 이들의 추억으로 깃들었다가 새봄 힘차게 움터서 다시.. 사진 그리고 단상 2018.11.09
염색을 그만두다 염색을 그만두다 부모님 계시고 직장에 윗분들이 많으셨던 40대 초반, 머리카락 허옇게 하고 다니는 것이 왠지 조심스러워 염색을 했다. 50대 후반, 아버지를 선친으로 부르게 되고 직장에 선배도 없으니 머리가 좀 희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 이발 뒤 매번 하던 염색을 이번엔 하지 않았.. 사진 그리고 단상 2018.08.27
민들레꽃 앞에서 민들레꽃 앞에서 허리를 굽혔어요. 크고 높고 강한 것 앞에서 마지못해 굽히던 허리를 작디작고 약하디약한 그대를 보려고 망설임 없이 굽혔지요. 그대 어느 날 홀씨 되어 바람결에 날리거든 온 마음으로 우러를게요.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작은 몸 겨우 가누던 그대가 온갖 야문 씨앗들.. 사진 그리고 단상 2018.04.16
자금우(紫金牛)를 위한 변명 자금우(紫金牛)를 위한 변명 미안해. 베란다에 여러 해째 너를 키우며 열매 곱고 오래 간다 아끼면서도 이름은 잘 몰랐어.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는데 너는 이제껏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거야. 백년금이라 했다가, 천냥금 혹은 만.. 사진 그리고 단상 2018.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