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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할 일 3] 남의 부탁 거절하기

몽당연필62 2019. 1. 13. 23:51

* 바람과 파도가 백사장을 참 많이도 할퀴었던 모양입니다. 밀물과 썰물의 등쌀만으로도 백사장은 벅찼을 텐데요.



[올해의 할 일 3] 남의 부탁 거절하기

이런 말 쫌 우습지만, 이름에 착할 선(善) 자가 들어선지 제가 상당히 착합니다. 어떤 분은 마음이 비단결 같다고까지 하십디다. 그런데 저 겉으론 착한지 몰라도 속마음까지 착한 거 아닙니다. 사실 착하다기보단 자기주장이 분명하지 않고 야물지 못하다는 게 옳죠.

제가 젤로 어려운 게 남의 부탁을 거절 혹은 거부하는 겁니다. 자질구레한 부탁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손사래치는 사람 참 부럽습니다. 저를 착하게 여기는 사람은 필시 업무에 관한 것이든 글과 과련된 것이든 저에게 부탁을 해서 마음에 드는 결과를 얻었거나, 부탁받은 남의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해주는 성향을 아시는 분일 겁니다.

저같은 경우를 '착한 사람 콤플렉스' 혹은 '착한 김대리 증후군'이라 하는 것 같던데요, 저 남의 일 대신 해주거나 손 보태주며 스트레스 받는 거 정말 싫고 짜증납니다. 겉으론 말없이 온화한 것 같아도 속으론 온갖 욕이 부글거리며 혀 끝까지 올라옵니다. 그러는 저를 보며 가족도 함께 스트레스 받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남의 부탁 과감하게 거절하고 착한 사람도 안 하려고요. 물론 알게 모르게 저도 다른 분들의 보살핌과 도움 속에 성장하고 오늘날까지 지내왔겠지요. 그렇지만 "저 새끼 싸가지 없고 저만 아는 놈"이라는 소리 듣더라도 좀 주체적으로 살아봐야겠네요. 아, 부탁과 함께 합당한 보상을 제시하는 경우라면 그건 저의 열과 성을 다할 용의가 있습니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