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은 나의 독서실
지하철은 밖을 내다볼 수 없어 답답하기도 하지만 큰 장점도 있다. 버스에 비해 흔들림이 적어 자리가 없어 서서 가더라도 책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밖을 내다볼 일이 없기 때문에 책을 보면 그만큼 몰입도가 높아진다.
이 지하철은 내가 방송통신대학교에 진학했을 때 훌륭한 독서실이 되었다. 직장에 매인 몸이라 따로 공부할 시간을 내거나 도서관에 가기가 힘들었기에, 출퇴근 시간이면 어김없이 타게 되는 지하철을 독서실 삼았다. 출근과 퇴근 각 40분씩 하루 80분, 지하철을 타면 어김없이 책을 펼쳐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야근이나 모임 등으로 지하철이 끊긴 심야에 택시를 타고 귀가할 때는 좀 억울한 생각도 들었는데, 그것은 택시요금이 비싸서가 아니라 책을 볼 수가 없어서였다. 이렇게 습관을 들이니 학점이 잘 나왔고, 내처 대학원 진학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학업을 마친 뒤에도 지하철에서 역사·경제·문학·처세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었다. 직장에서 실시하는 통신연수도 지하철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책을 펼치고 있는 시간의 태반이 졸음일지라도, 일주일에 책 한 권 읽기는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은… 고개 숙이고 경건한 자세로 뭔가 열심히 보기는 하는데… 공짜 와이파이를 찬양하며 스마트폰 들여다보느라… ㅠㅠ
/몽당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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