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55) ‘지식’보다 ‘지혜’의 힘을 믿는다

몽당연필62 2016. 3. 31. 08:07

지식보다 지혜의 힘을 믿는다

 

바다와 접한 고향마을에 밀물 때나 썰물 때 물살이 소용돌이치며 급하게 흐르는 개울이 있었다. 어려서 그 개울을 헤엄쳐 건너보곤 했는데, 물살에 몸을 맡긴 채 헤엄을 치면 목표지점으로부터 좀 멀어지기는 해도 건너는데 큰 힘이 들지 않았으나, 물살을 똑바로 가로질러 헤엄을 치면 엄청난 힘이 들 뿐더러 물살에 떠밀려 목표지점에 바로 닿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이것은 물살이라는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느냐 아니면 그것을 거스르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였다. 세상 대소사의 모든 이치가 그렇다. 대세를 깨닫지 못하고 그것에 반기를 들 때 고통스러워지는 것이다. 어떤 일에 착수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겠으나, 혹 그것이 잘못되거나 능력 밖으로 치닫는다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줏대도 자존심도 없이 시류에 편승해서 살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라면, 그것이 인간으로서 응당 걸어야 할 가치있는 길이라면, 단호하게 물살과 맞서는 용기와 기백을 발휘해야 할 터이다.

 

중요한 것은 내 능력과 처지를 무시한 채 무모하고 의미 없이 계란으로 바위를 치지는 말자는 이야기다. 세상을 살아가노라면, 개울을 가로지르면 최단거리가 된다는 지식보다 물살에 몸을 맡기고 헤엄치면 훨씬 수월하다는 지혜의 힘을 빌려야 할 때가 많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