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쓰는 글

[은퇴 준비 10.끝]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몽당연필62 2018. 12. 26. 23:28


단 한 달도 빠지지 않고 꽉 채운 37년 세월을 근무했던 회사에 새해부터는 나가지 않습니다. 최근 2~3년간은 열정도 창의력도 소진돼 사실상 퇴직할 날만 손가락셈해 왔으니, 명예퇴직이라는 이름으로 물러날 때를 맞은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저는 오늘 후배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늘 패용하고 다녔던 신분증과 배지, 지갑에 소지했던 법인카드를 반납했습니다. 직원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모두 반납한다는 의미였지요.

그러나 반납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농협과 농민신문사, 선후배 직원들께서 제 능력과 실적에 비해 과분하게 보내주신 신뢰와 사랑은 결코 반납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제 가슴 속에 욕심껏 꽉꽉 눌러 채워서 가져갑니다.

대한민국의 농민들께는 무한한 존경을 바칩니다. 농협과 농민신문사에 근무하는 동안에도 힘이 되어드리지 못했는데, 이제 한낱 백수로서 무슨 힘 되어드릴 일이 있을는지요. 그래도 농민들을 향한 응원의 목소리만은 재직 때보다도 더 높이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김흥선을 알고 계시는 모든 분들, 또한 김흥선이 알고 있는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올리고 싶지만, 이 마음을 어찌 몇 마디 언설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입니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