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쓰는 글

[은퇴 준비 5] 여행 목록을 만들다

몽당연필62 2018. 10. 12. 09:49

직장생활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이 가고 싶은 곳을 원하는 때에 가보기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특히 업무의 특성 때문에 휴가도 한꺼번에 여러 날 쓰기가 힘들어, 장기간의 휴가와 여행은 언감생심이었다.

이제는 그러한 부담이 덜할 터이니 되도록이면 많은 여행을 하고 싶다. 노르웨이의 피오르드와 백야 혹은 오로라를 보는 것처럼 평소 꿈처럼만 생각했던 여정도 좋겠고, 남해도의 금산처럼 이미 가봤던 곳을 다시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꼭 하고픈 여행 몇 가지가 있다. 우선 날이 따뜻해져 유채꽃이 필 무렵이면 제주 올레길을 일주할 것이고, 들꽃이 만발할 즈음엔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려 한다. 자동차 여행이 되겠지만, 서울에서 출발해 강화도부터 서해안을 타고 목포까지 내려갔다가, 남해안으로 접어들어 부산까지 구불구불한 해안 마을과 섬들을 섭렵하고, 동해의 망망대해를 끼고 속초까지 북상한 뒤 귀가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여행길에서 오래 만나지 못했던 벗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간직하고 있는 추억들을 소환하면서, 서로 늙어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는 것도 어찌 아니 즐겁겠는가.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