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쓰는 글

8월18일은 쌀의 날…식어가는 우리 쌀 사랑

몽당연필62 2016. 8. 18. 07:30

818일은 쌀의 날식어가는 우리 쌀 사랑

 

쌀 수확기가 불과 두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도 쌀값 문제로 농촌이 몸살을 앓게 될 것 같습니다. 쌀 재고가 적정선을 넘고 있기 때문이죠.

 

6월말 기준 쌀 재고량은 정부가 175만 톤, 민간이 50만 톤가량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정부 쌀은 42만 톤, 민간 쌀은 4만 톤 많은 물량이라고 합니다. 더구나 쌀 작황도 현재까지 태풍이나 병해충 등으로 인한 피해가 거의 없어 양호한 편입니다.

 

기계화가 되기 전 모내기를 위해 못자리에서 모찌기를 하던 모습. 1980년대 초반 풍경이다.

 

당연히 쌀값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85일 현재 80킬로그램 기준 산지쌀값은 141896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85일의 1624원에 비해 무려 18128(11.3%)이나 하락했습니다. 정부가 쌀 재고관리의 일환으로 지난 2월 묵은쌀 99000톤을 사료용으로 공급했고, 산지쌀값 안정을 위해 3월까지 2015년산 쌀을 343000톤이나 시장에서 격리했는데도 상황은 호전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벼꽃. 우리 민족의 주식인 쌀알이 맺히는 순간이며 과정이다. <농민신문사 자료사진>

 

장기적으로도 쌀 문제는 농가의 애간장을 태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200580.7킬로그램에서 201562.9킬로그램으로 10년 만에 무려 17.8킬로그램(22.1%)이나 줄어든 가운데 감소 추세는 여전히 진행 중이죠.

 

게다가 지난해부터 누구나 513%의 관세만 물면 쌀을 수입해 올 수 있게 쌀시장이 개방됐습니다. 1991쌀 수입개방 반대 범국민 서명운동에 무려 13078935명의 국민이 참여해 농민들을 응원했지만, 불과 한 세대가 지난 지금은 우리 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쌀은 이제 풍년이 들어도 걱정, 흉년이 들어도 걱정이다. 그래도 농부들 마음이야 어찌 풍년을 마다하겠는가. <농민신문사 자료사진>

 

818일이 쌀의 날이란 걸 아시나요? 쌀을 생산하려면 여든여덟(88) 번의 손길이 가야 한다잖아요. 쌀을 뜻하는 한자어인 ()’를 파자(한자의 자획을 풀어 나누는 것)하면 팔십팔(八十八)’이 되는 것에 착안해, 지난해부터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 등이 818일을 쌀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답니다.

 

수확한 벼를 멍석에 펴서 말리고 있다. 수매에서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무튼 먹을 것이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에게 쌀의 위상이 예전보다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쌀이 우리 식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 또한 엄연한 사실입니다. 쌀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지 않게 정부와 농업계가 각별히 노력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도 우리 쌀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