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98) 하루하루 평온한 일상이다

몽당연필62 2016. 6. 14. 08:23

하루하루 평온한 일상이다

 

오늘도 어제와 크게 다를 바 없는 하루다. 알람소리에 눈을 떴고, 언제나처럼 출근길 전철 안에서 이 글을 올린다. 손목이 부러진 아내, 취직시험에 떨어진 큰애, 졸업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는 작은애도 각자 안정을 찾으며 다시 하루하루를 별일 없는 날들로 만들어가고 있다.

 

그야말로 긴장해야 할 일 없는 안온하고 무난한 일상이다. 하루하루가 다소 지루한 듯도 한데, 어느 날 돌아보면 또 많은 날들이 흘러 있다. 뉴스를 보면 오늘도 누군가는 죽었고, 망했으며, 패배했다. 그러니 별일 없지?” 하는 안부의 별일이 실은 얼마나 무겁고 큰 의미인가. 재미없고, 지루하고, 평범하고, 그래서 별일 없는 날들이 실은 가장 소중하고 감사한 날들인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안다, 이 평온이 실은 팽팽한 긴장의 다른 상태이며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것을. 거울처럼 맑게 산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호수도 조그마한 돌멩이 하나가 일으킨 파문에 산그림자를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일그러뜨리고 만다. 큰 균열이나 대형 사고는 작은 부주의나 실수에서 비롯되고, 사회의 유명인사나 대기업도 말 한 마디 사람 한 명 때문에 몰락해버릴 수 있다.

 

전철은 시간에 맞춰 운행되고, 에스컬레이터는 무리 없이 작동되며, 직원들도 늦은 사람 없이 제 자리에 앉아서 일을 한다. 가족과 일가친척과 직원들과 친구들에게 긴장된 마음으로 안부를 묻지 않아도 되며 무소식이 희소식인 날들, 파문도 별일도 없는 내 삶은 지금 더없이 평안하고 강녕하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