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91) 내 나이가 좋다

몽당연필62 2016. 6. 7. 08:24

내 나이가 좋다

 

나이와 관련된 노래가 적지 않다. ‘낭랑 18(백난아)’열아홉 순정(이미자)’은 사랑에 눈을 뜨는 청춘의 설레는 마음을 담았고, ‘서른 즈음에(김광석)’ ‘내 나이 마흔 살에는(양희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김광석)’는 나이 듦에 대한 소회와 함께 이별 앞에 선 심정을 표현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 히트한 백세 인생(이애란)’은 노년기에 나이를 대하는 긍정적인 자세가 돋보인다.

 

내가 알고 있는 나이에 관한 노래 중 압권은 내 나이가 어때서가 아닐까 싶다. 오승근이 2012년 하반기에 발표한 이 노래는 그의 아내인 고 김자옥 씨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부르게 됐다는데, 지방에 근무하며 매일 출장을 다니던 2013년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를 때마다 들려오는 것을 보며 빅히트할 것임을 예감했었다.

 

내 나이가 어때서는 사실 나이에 관한 노래이면서도 다른 노래들과 달리 정작 몇 살을 읊은 것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 하면서 세월아 비켜라하고 으름장을 놓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오히려 연세 드신 어른들이 더 좋아할 수밖에. 실제로 노인대학 등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가 바로 내 나이가 어때서라고 한다.

 

나는 지금 내가 보내고 있는 50대 중반의 시기가 좋다. 부모님과 이별하고, 자식들이 독립하며, 친구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은퇴하는 이 나이가 참 좋다. 날카로운 감성이 빛나던 청춘 시절보다, 몸도 마음도 동글동글해져버린 지금이 정말 좋다. 물론 내년엔 내년의 나이를 좋아할 것이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