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87) 부부간 스킨십이 자연스럽다

몽당연필62 2016. 5. 30. 08:09

부부간 스킨십이 자연스럽다

 

밖에서야 남들 눈이 있으니 손을 잡고 다니는 정도지만, 집에서는 애들 앞에서도 포옹과 키스 등 부부간 스킨십이 잦고 자연스러운 편이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2년 정도라고 했던가, 젊은 날의 애욕과 정념은 세월과 함께 사그라졌으나, 스킨십은 세월이 가도 변함이 없으니 유효기간과 무관하다.

 

우리는 중매로 결혼했다. 선을 보고 한달 열흘 후 세 번째 만나는 자리가 약혼식장이었고, 결혼식장에 들어설 때까지 열 번이나 만났는지 모르겠다. 더구나 결혼할 때까지 서울과 지방에 떨어져서 지냈기에 서로의 성격이나 습관, 식성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오로지 중매쟁이의 보증(?)만 믿고 부부가 됐던 것이다.

 

연애 과정 없이 마치 조선시대 사람들처럼 결혼했기에 우리는 더 빨리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고, 그 일환으로 스킨십은 물론 부부간 호칭도 일찌감치 여보당신으로 길들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은 잘 나오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마음이야 아내가 고맙고 소중하기 그지없는데 그 말만은 입 밖으로 뱉어내기가 참으로 쑥스럽다.

 

그런데 딸들에게는 사랑한다는 말이 천연덕스럽게도 잘 나온다. “큰딸 사랑해!” “작은딸 사랑해!” 하는 말들이 버릇처럼 나오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참 불공평한 일이다. 하지만 당신은 모르지? 딸들에게 떠드는 백 번의 사랑고백보다 말없이 당신의 손을 잡는 것이 나에게는 훨씬 진중한 사랑의 표현임을.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