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82) 자식 문제로 크게 속 썩지 않았다

몽당연필62 2016. 5. 24. 08:10

자식 문제로 크게 속 썩지 않았다


자식 키우면서 마냥 행복하고 즐거울 수만은 없을 터이다. 아프고, 말썽부리고, 사춘기 힘겹게 넘고, 입시에 스트레스 받고… 등등 아이 때문에 부모로서 마음 상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오죽하면 ‘아이들 효도는 세 살까지가 끝’이라는 말이 있을까. 신체적으로나 지적으로 성장이 왕성한 세 살까지는 아이가 뭘 해도 그저 예쁘고 신기해서 행복하기 때문이란다. 이 시기가 지나면 바로 ‘미운 네 살’이다.

큰애 태어났을 때 손가락 발가락이 다섯 개씩 제대로 달려 있는지부터 살펴봤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작은애도 대학을 마쳤다. 그동안에 두 아이는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아픈 적이 없었고, 불의의 사고를 당한 일도 없으며, 사춘기와 대학 진학 역시 무난하게 마무리했다. 부모로서 정말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이들이 고마운 또 한 가지는 경어를 제대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또래 아이들을 보면 엄마·아빠와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대화하던데, 우리 아이들은 경어가 깍듯하니 다른 사람들이 요즘 애들 같지가 않다고 한다. 명절에 일가친척이 시골집에 모이면 우리 아이들의 이런 언어습관은 또래 사촌들 사이에서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이 아이들이 이제 코미디를 보면 배꼽을 쥐며 웃고, 불의와 몰상식에 분노하며, 딱하고 안타까운 사정에는 눈물도 짓는 보통의 성인이 되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심지어 아이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있어도, 나는 종종 아이들을 안아주며 말한다. “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