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81) 사교육을 상대적으로 적게 했다

몽당연필62 2016. 5. 19. 08:30

사교육을 상대적으로 적게 했다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애들 학원비를 벌기 위해 맞벌이한다는 사람도 있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뒤떨어지면 안된다는 조바심과 불안감, 필요 이상의 경쟁을 유발하는 사회 시스템이 아이들로 하여금 방과 후 늦은 밤까지 이 학원 저 학원을 전전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 피아노 말고는 학원을 보내지 않고 집에서 눈높이라는 학습지만 공부하게 했다. 대신 가족이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을 즐겼다. 테트리스 등의 오락도 하고, 가로세로 낮말풀이 퀴즈도 함께 하며 놀았다. 물론 좋아하는 책도 많이 읽게 했다. 덕분에 애들 어렸을 때 가족 간 대화 부족 그런 것은 남의 집 이야기였다.

 

애들이 중학생이 되면서부터야 학원에 보냈다. 그것도 동네의 가장 가까운 보습학원을 택해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 학원만 보냈다. 실은 그 학원에 성적 우수학생에겐 학원비를 면제해주는 제도가 있었는데, 애들이 그 혜택을 보니 다른 학원으로 갈 이유가 없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한동안 평일에도 학원에 보내다가 얼마 안돼 주말에만 가도록 했다.

 

아이들이 좀 더 어렸을 때부터, 좀 더 좋은 곳으로, 좀 더 많은 학원을 다니게 했으면 현재보다 더 큰 성취를 이뤘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가정일 뿐, 과도한 사교육에 오히려 지치고 좌절해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덕분에 우리는 아이들에게 학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 이를테면 태백 폐탄광촌의 적막감이나 보길도 해변의 아름다움, 제주도 승마체험의 즐거움을 가르칠 수 있었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