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79) 노후 대책이 해결됐다(?)

몽당연필62 2016. 5. 17. 08:09

100개의 행복 계단(79) 노후 대책이 해결됐다(?)

 

은퇴가 다가오니 가장 큰 관심사가 노후 대책이다. 저축만큼 빚이 있고, 퇴직금이 있다지만 아이들 결혼 때 시침 뚝 떼야 하나 싶으며, 국민연금 수령은 아직 먼 훗날의 이야기인 데다 금액도 기대에 못 미친다. 그래서 가끔 은퇴 후 할 수 있는 일거리를 고민하기도 하고, 이도저도 안되면 진짜 산속에라도 들어가 살 요량으로 TV에서 나는 자연인이다를 열심히 본다.

 

기죽기는 싫어서 아내에게 꼬부랑 될 때까지 먹여 살릴 테니 걱정 말라고 큰소리를 치는데, 솔직히 걱정은 된다. 평생 글쟁이로 살아 맞춤법이 어떻고 띄어쓰기가 어떻고 따질 줄이나 알지 따로 배워놓은 기술은 없고, 글을 써서 생계를 이어가기에는 현실이 녹록지 않다.

 

그런데 최근 아내가 일을 시작했다. 이 시리즈의 62맞벌이를 안했다편에서 밝혔듯이 평생 돈벌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 아내가 뭘 배우러 다닌다더니 필요한 과정을 수료하고 510일부터 실전에 나선 것이다. 바로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연수기, 매트리스, 음식물처리기 등의 판매 및 렌털과 점검서비스를 하는 일이다.

 

어렵게 일을 시작한 아내를 응원한답시고 우리 노후 대책이 해결됐다며 짐짓 좋아하는 척했지만, 심약하고 길눈 어두운 사람이 남의 집 찾아다니며 고객님비위 맞추는 일이 어디 쉽겠는가. 또 월말에 실적 따지고 하면 그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을 터이다. 내가 큰 빌딩을 갖고 있다면 층층이 정수기에 청정기에 비데까지 들여놓아 실적이라도 한방에 올려주련만. 이 글을 읽으시는 고객님들, 뭔 뜻인지 알겄쥬??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