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77) 밥상머리에 좋은 스승이 있었다

몽당연필62 2016. 5. 13. 08:10

밥상머리에 좋은 스승이 있었다

 

나는 집에서건 음식점에서건 식사를 하면 밥이나 반찬을 남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 회사 구내식당에서는 배식을 스스로 하니 음식 남길 일이 더욱 없다. 철없던 시절에도 말을 더듬거나 절룩거리며 걷는 사람을 흉내내지 않았고, 남의 실수에 함부로 웃지 않았다.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밥상머리 교육의 결과다.

 

밥상머리 교육이란 가족의 식사 자리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하는 훈육을 가리킨다. 예전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부터 손자와 손녀에 이르기까지 대가족이 함께 식사를 했으니, 이 자리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당부도 하고 나무라기도 하며 가르침을 내렸다. 그러니 밥상머리 교육은 요즘 말로 하면 가정교육이다.

 

부모님의 밥상머리 교육 가운데 몇 가지는 지금도 또렷이 기억난다. 밥 먹을 때 쩝쩝 소리를 내거나, 앉아 있을 때 다리를 달달 떨면, 복 달아난다는 말씀을 하곤 하셨다. 그 시절 동네에 척추장애로 곱사등이 되거나 소아마비로 다리를 저는 사람, 말더듬증으로 언어생활에 애로를 겪는 사람 등이 더러 있었는데, 어머니는 저 사람 흉내 내면 너도 그렇게 된다며 자식들을 단속하셨다.

 

생각해보면 부모님은 자식들의 나쁜 버릇이나 바르지 않은 행실을 경계하기도 하셨지만, 처지가 우리보다 못한 사람들을 무시하면 안된다는 것을 함께 가르치셨던 것 같다. 또 부모님은 목 놓아 소리지르며 싸우는 일이 없으셨고, 내외간에 상소리를 하지 않으셨으며, 자식들을 함부로 다루지도 않으셨다. 내 밥상머리 스승님은 그런 분들이셨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