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적당히 나쁘다
살아가면서 평생 건강하다면 좋겠지만 그게 어디 사람 마음대로 되는 일이던가. 나는 건강체질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여러 병을 앓았고 지금도 불편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이런저런 병을 달고 사는 사람을 흔히 우스갯소리로 ‘종합병원’이라고 하는데, 나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환자’랄까?
우선 머리 꼭대기에 탈모증이 있고 발바닥에 무좀이 있으며 몸 곳곳에 성한 곳이 별로 없으니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환자인 것이 분명하다. 눈이 나빠 안경을 쓰고, 코는 비염에 시달리며, 오른쪽 귀가 어려서의 중이염 때문에 먹먹한 것은 물론 가끔 이명까지 있다. 잇몸과 치아 상태도 엉망이다. 어깨의 회전근개와 손목·발목의 인대는 좋아하는 운동 덕분에 망가졌다.
50대에 들어서면서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약을 먹고 있다. 운동을 해도 입맛 단 것은 말릴 도리가 없어서, 총각 때 54㎏의 날렵했던 몸매에 20㎏짜리 쌀 한 포대를 얹고 다닌다. 얼마 전 스마트폰에 ‘고혈압 다이어리’라는 앱을 설치하고 신장과 체중을 등록했는데, ‘비만’ 두 글자가 떠서 충격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건강이 적당히(?) 나쁘니 교만하거나 과신하지 않고 병원 한 곳을 정해 늘 관리를 하며 살게 된다. 관리 덕분에 나는 아마 골~골~ 하면서도 오래 살 것이다. 이러다 벽에 × 칠하도록 오래 살아버리면 큰일인데??
/몽당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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