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64) 아내와 외출하면 손을 잡고 다닌다

몽당연필62 2016. 4. 14. 09:46

아내와 외출하면 손을 잡고 다닌다

 

아내에게, 혹은 남편에게, 언제까지나 사랑을 새록새록 느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다. 그러나 어떤 연구에 따르면 사랑의 유효기간은 불과 2년 정도라고 한다. 그 정도의 세월이 지난 다음에는 상대에 대한 신비감과 설렘이 사라지고 의무감으로 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일리가 있는 것 같다. 뜨거운 신혼에 이어 첫 아이 탄생의 감격을 맛본 다음에는 대체로 권태기라는 것이 찾아오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결혼생활의 아름다운 환상을 깨뜨리는 차가운 현실, 상대에 대한 인간적인 실망, 기대 또는 계획이 어긋나는 데에 대한 무력감과 체념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위기를 불러온다.

 

우리 부부도 심각한 권태기를 겪었다. 중매결혼이었기 때문에 그 정도가 더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과정이 있었는지조차도 모르게 우리는 무덤덤하게 살아가고 있다. 생각해보건대, 우리의 권태기 극복은 어떤 경우에도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우리는 신혼 때부터 시장에 갈 때나 공원에 바람을 쏘이러 갈 때나 늘 손을 잡고 다녔다. 심어지 싸운 뒤 서로 말문을 닫아도 손은 습관처럼 잡고 다녔다. 우리는 맞잡은 손을 통해 서로의 따뜻한 체온을 나누고, 그러면서 또 하루를 살아낼 이유와 에너지를 얻곤 했는지 모르겠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