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58) 기러기 아빠 노릇을 하지 않았다

몽당연필62 2016. 4. 5. 08:00

기러기 아빠 노릇을 하지 않았다

 

자식과 아내를 외국으로 내보내고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 부치는 가장들이 적지 않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연예인은 물론이고, 우리 회사에도 이러한 기러기 아빠가 있다. 이들은 사랑하는 자식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수준 높은 교육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불편과 외로움과 경제적인 궁핍을 견뎌내고 있을 터이다.

 

기러기 아빠에 관한 이야기가 종종 화제에 오른다. 외로움 때문에 극단적인 행동을 했거나, 경제적으로 파탄에 이르렀거나, 가정이 정상적으로 복구되지 못했다는 이야기 등이다. 물론 대부분의 기러기 아빠들이 해피엔딩을 맞겠지만, 화제에 오르는 경우는 이렇듯 거의가 비극의 주인공이다.

 

한자어 가족(家族)’의 의미를 보면 한 지붕 아래에 사는 무리정도로 풀 수 있겠다. 아무리 좋은 목표와 의도라고 해도 사랑하는 이가 이역만리에서, 그것도 여러 해 동안, 가장의 희생과 감내를 요구하며 생활하고 있다면, 이들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두 아이가 일찍이 말 통하는 한국서 공부하기도 힘든데, 말 안 통하고 음식 안 맞는 외국에 나가 고생할 이유가 없다며 입을 모으는 바람에 그 흔한 단기 어학연수도 보내지 않았다. 덕분에 아이들이 태어나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서로 웃고 부대끼며 온전하게 가족으로 지낼 수 있었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