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50) 좋은 시대에 산다

몽당연필62 2016. 3. 24. 09:51

좋은 시대에 산다

 

가끔은 내가 정말 좋은 시대에 태어나서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한다. 부모님 세대는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까지 겪으셨지만, 우리 세대는 그야말로 평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한반도에 50여년 이상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시기가 드물었다고 하는데 우리가 딱 그러한 시기를 살아온 것이다.

 

비록 어려서는 헐벗기도 했으나 산업 팽창기에 일자리가 넘쳤고, 사회 각 분야에 민주화가 이뤄졌으며, 의료기술과 정보통신의 발달도 눈부셨다. 88서울올림픽과 2002한일월드컵은 얼마나 역동적이었던가. 차범근과 박세리와 김연아 등 스포츠 스타에게서 벅찬 감동과 위안을 받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보다 훨씬 좋은 시대를 살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곱게 자라고 더 많이 배운 아이들과 이 시대는 서로 융화하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는 부족하고, 미래마저 불투명하고, 그래서 아이들은 이 나라를 헬 조선이라고 자조한다.

 

물론 아이들은 우리보다 훨씬 고도로 발달한 문명을 누리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는 삶이라면, 흙수저를 금수저로 바꿀 가능성 자체가 없다면, 그들이 사는 시대는 결코 좋은 시대가 아니다. 우리가 살아온 시대는 우리의 꿈을 펼치고 이룰 수 있었기에 좋은 시대였던 것이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