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46) 출퇴근 교통 운이 좋다

몽당연필62 2016. 3. 18. 11:52

출퇴근 교통 운이 좋다

 

서울 사는 사람들에게 출퇴근은 전쟁이다. 지하철과 버스는 콩나물시루고, 손수운전을 하자니 도로가 곧 주차장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이나 직장 가까이에 지하철역이 있다면 그것은 행운이라 할 수 있다.

 

의도했던 것도 아닌데 나는 이사를 하거나 직장의 발령을 받을 때마다 지하철 이용하기가 편리했다. 신혼 때 살았던 이문동 집은 지하철역 코앞이었고 회사도 갈아타는 일 없이 내리면 출구에서 3분도 채 안 걸리는 곳에 있었다. 그 뒤 몇 차례 이사를 하고 근무지를 옮기기도 했는데, 희한하게도 지하철 노선이 나를 따라다니기라도 하듯 연결되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이문동 살다 주택조합 가입으로 엉겁결에 낯선 가락동으로 이사왔는데, 이사하고 얼마 안돼 집 근처에 5호선 역이 개통돼 회사 앞까지 연결되는 식이었다. 지금까지 27년째 지하철로만 출퇴근을 하고 있지만, 중간에 노선을 갈아타는 일도 거의 없었고 집이든 회사든 역에서 도보 10분 이내 거리라 버스 환승을 해본 일도 없었다.

 

더구나 동네의 지하철역이 종점에서 두 정거장 앞이라 아침마다 자리에 앉아서 출근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었다. 내가 지하철 운이 좋다는 또 하나의 증거가 있다. 작년에 회사의 사옥을 이전했는데, 새 사옥이 집에서 바로 연결되는 노선의 지하철역 코앞에 떠억 서있지 않은가!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