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 계단(41) 다시 태어나도 당신과 결혼하고 싶소

다시 태어나도 당신과 결혼하고 싶소

 

일전에 어느 신문을 보니 다시 태어나도 현재의 배우자와 결혼하고 싶은가 하는 설문조사 결과가 소개되어 있었다. 남자들은 대체로 현재의 아내와 다시 결혼하고 싶어 하는데 반해, 여자들은 다른 남자를 만나거나 혼자 살고 싶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는 오랜 세월 동안 남성에 억눌려왔으며 현재도 완전한 평등을 실현하지 못한 여성들의 항변일 터이다.

 

이유가 어디 그 뿐이겠는가. 여자라는 이유로 감내해야 하는 온갖 억울함, 남자라는 존재에 대한 환멸, 사회적인 편견과 불리한 관습 등도 여성으로 하여금 남편을 바꿔버리고 싶은 생각을 갖게 하였을 것이다. 좀 더 인간적인 이유로는 남의 떡이 더 맛있어 보이고 남의 사과가 더 커 보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내가 나에게 갖고 있는 불만이 한둘 아닐 것이고 나 또한 아내에 대해 못마땅한 점이 없지 않으나, 내세가 있다면 나는 지금의 아내를 다시 만나 한세상을 살고 싶다. 아내가 완벽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라온 가정환경이 나와 비슷하고 세상을 대하는 사고방식에 공통점이 많으며 지적 수준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내 기준에서의 판단이고 또 내 입장에서 아내가 편하고 좋다는 말이지, 아내 역시 나를 다시 만나고 싶어 할는지는 의문이다. 떡 줄 놈은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고, 아내는 설문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나 아닌 다른 남자를 만나거나 혼자 살고 싶어 할 수도 있겠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