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40) 시골 어른들께 용돈을 보내드린다

몽당연필62 2016. 3. 10. 10:08

시골 어른들께 용돈을 보내드린다

 

어이~ 둘째!”

어머니가 휴대폰을 사용하시면서부터는 자식들 순서대로 단축번호를 정해 입력해드렸다. 어머니 휴대폰에 나는 ‘2이고, ‘둘째로 저장돼 있다. 어머니-. 이 세상에 나를 보내주신 분, 평생을 가장 낮은 이름인 농민으로 살아오셨고, 이제는 혼자서 시골집을 지키고 계시며, 세상 누구보다도 높고 큰 사랑을 지니신 분.

 

오메, 김 서방인가?”

장모님은 반가움의 표시를 깜짝 놀라는 것으로 대신 하신다. 전화료 많이 나온다고 빨리 끊으라 성화면서도, 사위와 수다 떠는 것이 싫지 않으시다. 장인과 장모님-. 곱게 키운 딸을 나에게 흔쾌히 아내로 주신 분들, 바다처럼 깊고 넓은 사랑을 소탈한 성품 속에 감춰두신 분들.

 

월급날이면 우리는 이 분들께 비록 적은 금액이나마 각자 용돈을 보내드리고 있다. 우리야 적은 금액이지만, 내가 5남매이고 처가 형제들도 6남매이니 시골 어른들로서는 생활에 불편이 없을 돈이 된다. 물론 애들 용돈이나 이런저런 이유로 목돈이 되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는 경우가 많지만.

 

자식이 나이 먹어서 늙은 부모에게 짐이 되지 않고, 생활비까지 보태드릴 수 있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나는 잘 알고 있다. 당신들의 크신 사랑과 은혜를 결코 몇 푼의 돈으로 헤아려 갚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