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36)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고, 오래 쓴다

몽당연필62 2016. 3. 4. 08:15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고, 오래 쓴다


예전에 들은 이야기인데, 남자들이 가장 잘 잃어버리는 물건은 라이터와 우산이라고 한다. 하기야 담배 피우는 사람치고 낯모르는 사람에게까지 “불 좀 빌립시다” 해보지 않은 사람 드물 테고, 지하철 선반이나 바닥에 눕혀둔 우산을 깜박 잊고 내려버린 사람 역시 한둘이 아닐 것이다. 주위에 보면 시계나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사람도 더러 있다.

그런데 나는 내가 사용하는 물건들을 잘 잃어버리지 않을뿐더러 오래 사용한다. 어떤 물건을 분실해서 못 쓴 적이 거의 없고, 수명이 다하거나 아이들이 고장내버려서 하는 수 없이 새로 구입한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다.

좋은 예로 ‘모나미 153’ 볼펜을 들 수 있겠다. 이 볼펜은 ‘플러스펜’에 비해 잉크의 휘발성이 거의 없어 수명이 대단히 긴데, 나는 잉크가 완전히 닳도록 사용하곤 한다. 회사에 두고 사용하는 조그마한 손거울은 1980년대 중반에 샀을 것이다. 스테이플러(호치키스)와 철침도 잃어버리지 않고 오래 잘 쓰고 있다. 자동차는 14년째 타는 중이다.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신중하게 다루기도 하거니와 사용한 뒤에는 반드시 제자리에 두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으니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유행에 목매지 않은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나를 누구가가 궁상스럽게 여긴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내 삶의 방식이니까.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