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31) 국내 최대의 국립대학교 출신이다

몽당연필62 2016. 2. 24. 08:23

국내 최대의 국립대학교 출신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가정 형편과 직장생활 때문에 일반대학교에 다닐 수가 없어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다니게 됐다. 그런데 방송대(흔히 방통대라고 하는데, 공식 약칭은 방송대이다) 입학부터 졸업까지는 조금 과장하자면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특히 오로지 자기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이었다.

 

무엇보다 입학을 1981, 1990, 1996년 이렇게 세 차례나 했다. 직장인으로서 출석수업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았던 데다, 과제물 미제출이나 시험 응시 불가능 등으로 학점을 제대로 취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부를 안 해도 뭐라는 사람 없고, 등록금이 비교적 싸서(1996년의 경우 한 학기 등록금이 20만원 정도였다) 본전생각이 별로 안 나니, 학업을 포기하기도 쉬웠던 것이다.

 

실제로 방송대 졸업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통계에서 알 수 있다. 방송대는 19814년제로 개편됐고 재적생 수가 매년 20만 명 안팎인데, 졸업생 수는 지금까지 35년간 58만 명뿐이다. 졸업률이 10% 안팎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니 방송대를 졸업한 사람은 졸업한 사실만으로도 성실성과 끈기를 인정받을 수밖에 없다.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출신 학교를 화제로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국립대학교를 졸업했다고 말한다. 잘 모르는 사람은 이 말에서 서울대학교를 떠올리는 모양이다. 또 학번을 물으면 “96학번이라고 답한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으니 고개를 갸웃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분명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국립대학교에 1996년에 입학했고 졸업도 했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