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30) 듣는 이야 괴롭겠지만 10곡도 가능하다

몽당연필62 2016. 2. 23. 11:27

듣는 이야 괴롭겠지만 10곡도 가능하다

 

<삼국유사>를 비롯한 여러 문헌에 따르면 우리 민족은 예부터 음주가무(飮酒歌舞)를 즐겼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전해지는 단오, 백중, 추석 등도 술과 노래 그리고 춤으로 즐기던 명절이었다.

 

그 전통 때문인지 노래방이 생겨 우후죽순처럼 들어섰고, 몇 년 못 가 다들 망해 자빠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노래방은 의외로 끈질기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이나 문화는 그렇게 단순하게 전망하는 것을 불허하는 모양이다.

 

직장의 회식이든 동창회든, 본행사가 끝나면 대개 노래방을 찾는다. 사실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어울리기에 노래방만큼 좋은 곳도 드물다. 나 또한 음치의 3대 요소(음정박자청중 무시)를 고루 갖추었으나 노래방에 가는 것이 싫지는 않다.

 

노래방이 좋은 점 가운데 최고는 아마도 가사를 외워야 하는 부담이 전혀 없다는 것이리라. 멋진(!) 그림과 함께 가사까지 친절히 띄워주니 곡조와 박자만 알아도 체면치레는 할 수 있다. 그러나 노래방으로 인한 아쉬움도 있다. E-mail 때문에 우체통 찾을 일이 없어져버렸듯이 노래방 때문에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정성스레 녹음하고 가사를 적어 외우던 애틋함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