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25) 술을 안하되 취한 것처럼 놀 수 있다

몽당연필62 2016. 2. 16. 08:39

술을 안하되 취한 것처럼 놀 수 있다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나를 보고 사회생활 하는 데 불편이 크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맞는 말이다. 술에 취해 흐느적거리는 사람을 맨정신으로 바라보는 짜증과 스트레스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또 아무리 술을 못한다고 설명하며 술 대신 음료수를 달라고 해도 술잔을 강권하는 사람 앞에서는 울화통이 치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술을 마시는 자리가 좀 많은가. 직장의 회식, 동창회, 송년회, 향우회 등 모임은 물론이고 기분이 좋아서 한잔, 나빠서 한 잔, 일이 잘 풀려서 한 잔, 꼬여서 한 잔 등 술꾼들에게는 핑계가 부족할 따름이다.

 

비록 술은 못해도 나는 술자리 자체를 아주 거부하지는 않는다. 취중진담이라고, 술자리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진솔한 대화가 오가고 사람들의 성격과 불만과 고민도 파악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불편 못지않게 취객들의 천태만상을 감상하는 재미도 크다.

 

술자리가 끝나면 노래방으로 옮겨 여흥을 즐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노래하고 춤추는 즐거움은 술을 잘하고 못하고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내가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잡거나 기분 내키는 대로 춤을 추면 맨정신에 노는 기분이 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모르는 모양이다. 맨정신으로 노는 재미가 진짜 재미라는 것을.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