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18)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몽당연필62 2016. 2. 1. 11:28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 지방 소도시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내가 서울로 발령을 받은 것은 19895월의 일이다. 그때 내가 받은 문화충격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전철이나 버스에서 자리를 차지한 학생(젊은이)들이 자리를 양보하거나 가방을 들어주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하나같이 꾸벅꾸벅 졸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내릴 곳에서는 정확히 깬다는 점.

 

둘째, 여자들의 미니스커트가 민망할 정도로 짧고, 남자들은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에 털이 부숭부숭한 다리를 드러내놓고 거리를 활보한다는 점.

 

셋째, 서울 여자들은 키가 크다는 점. 서울 사람들은 잘 먹으며 자라 발육이 좋아서 키가 큰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바짓부리 속에 뒷굽이 높은 하이힐을 숨겨놓은 거였다.

 

이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것은 첫번째였다. 노인이나 어린이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이는 눈을 씻고 보아도 찾기 힘들 지경이었다. 그러나 지방문화에 젖어있던(촌티를 벗지 못했던) 나는 자리를 양보하기에 바빴다. 나는 지금도 자리를 잘 양보하는 편이다. 특히 임신을 했거나 아기를 안은 여성이 서서 가면 그냥 두지를 못한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