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5) 한 잔이면 만취…난 참 경제적이야!

몽당연필62 2016. 1. 12. 17:41

 한 잔이면 만취난 참 경제적이야!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큰 불편 가운데 하나가 술을 마시지 못한다는 점이다. 취해야할 자리에서는 적당히 취하는 것도 요령이요 덕목일 텐데 늘 팽팽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채 맨정신으로 지낸다는 것은 참 피곤한 일이다. 더구나 다들 취해서 떠드는데 혼자만 멀뚱멀뚱 맑은 정신이고, 취한 이의 주정을 받아주는 것은 물론 집에까지 바래다 주어야하는 상황이 되면 정말 견디기 힘들다.

 

술을 마시고 망가진 사람을 보면 묘하게도 나도 가끔은 술을 마시고 싶어진다. 온갖 세상사를 모두 잊어버리고 실컷 취하고 싶다. 또 술은 마시면 는다고 해서 술 실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도 해봤다. 그러나 타고난 체질이 알코올과는 상극이니 소주든 맥주든 한 잔만 들어가면 온몸이 빨개지는 것은 물론 뒷목이 뻣뻣해지고 호흡까지 가빠져 그 고통을 견딜 수 없다. 남들은 몇 병을 마셔도 끄떡없는데 나는 반 잔만 마셔도 취기가 오르고 한 잔이면 만취상태가 되는 것이다.

 

내가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아는 친구들이나 직원들은 모임 자리에서 나를 위해 따로 음료수를 시켜준다. 물론 소주를 마실 때는 사이다를, 맥주나 양주를 마실 때는 콜라를 시켜 색깔을 맞춘다. 그러면 나는 사이다는 소주잔에, 콜라는 양주잔에 따라 마시며 기분을 낸다. 만약 술을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라면, 나는 최소의 투입으로 최대의 산출을 얻고 있음이 분명하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