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4) 부족한 머리털을 수염이 보충해준다

몽당연필62 2016. 1. 12. 08:54
부족한 머리털을 수염이 보충해준다

 

우리 4형제 가운데 형님만 빼놓고 나와 두 동생이 대머리이니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한 것은 스무 살 때부터이다. 그때는 몸이 많이 안 좋아 독한 약을 장기간 복용하던 터라 약 때문인가 생각했는데 유전적인 탈모의 시작이었다. 20대 후반 무렵 발모효과가 있다는 몇 가지 약을 사용해보았지만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였다.


하지만 지금은 머리카락에 대한 고민이나 불편을 초극한 상태다. 아침이면 머리를 감고 헤어드라이어로 말린 다음 조심스레 넘겨 민둥산을 덮은 머리카락에 헤어스프레이를 뿌려 고정시키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다행히 무성한 구레나룻이 머리의 부족한 털 숫자를 보충해준다. 이틀만 면도를 안 하면 그야말로 산도적 행색인 것이다. 털의 평균 수치로 따지면 나도 남들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다(^^). 매일 면도를 해야 하고, 부부가 함께 외출할 때는 머리를 만져야 하는 나와 화장을 해야하는 아내가 서로 거울을 차지하려 다투기도 하지만, 그런 일로 해서 삶이 불편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머리카락에 관한 화제가 나오면 내가 농담삼아 하는 이야기가 있다.
“어떤 돈 많은 사람들은 머리카락을 심는다고 하는데, 나는 자신의 턱수염을 마치 잔디를 뜨듯 얇게 떠서 머리 위에 엎으면 되는 기술이나 개발되었으면 좋겠어.”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