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행복계단

100개의 행복 계단(3) 어르신들이 건강하시다

몽당연필62 2016. 1. 8. 18:08

어르신들이 건강하시다

 

고향마을 친구가 20여 명 되는데,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거나 양친 모두 일찍 돌아가신 친구가 적지 않다. 과거 평균수명이 길지 않았던 데다, 5~6남매의 막내인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니 나처럼 부모님은 물론 장인과 장모까지 생존해 계신 경우는 드물었다.

 

생각해보면, 어른들은 나에게 큰 힘이요 위안이었다. 아버지는 형제간의 다툼을 헛기침 한 번으로 정리하셨고, 어머니는 혼자만의 마음고생이 있을 때면 맨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었다. 자식들의 기쁜 일에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시는 장인어른과 자애롭기로는 세상 어디에도 다시없을 장모님이 계신 것도 나에겐 큰 축복이었다.

 

그동안 조문객만 무수히 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상제(喪制)가 되었다. 아버지께서 84세를 일기로 눈을 감으신 것이다. 백수(白壽)를 누리지는 못하셨으나, 건강하게 사시다 자리에 누우셨고 와병하시는 동안 자식들이 마음의 준비를 했기에 황망한 이별을 피할 수 있었다. 나머지 세 분은 비교적 건강하신데,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모두 80을 넘기셨다.

 

장수의 기준은 명확하지 않으나, 일단 평균수명보다는 오래 생존해야 하고, 건강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물론 경제적으로도 궁핍하지 않은 노후라면 금상첨화라 하겠다. 그런 점에서 자식으로서 우리 어르신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지금 세 분 어르신은 묵묵히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고 계시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