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그리고 단상

노래마저 처연한 찔레꽃

몽당연필62 2009. 5. 20. 09:22

 

 

노래마저 처연한 찔레꽃


어머니는 백난아의 ‘찔레꽃’을 구성지게 부르셨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자주고름 입에 물고 눈물 젖어 / 이별가를 불러주던 못 잊을 사람아


나는 유연실의 ‘찔레꽃’을 좋아했다.

엄마 일 가는 길엔 하얀 찔레꽃 /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내 아이는 장사익의 ‘찔레꽃’을 즐겨 듣는다.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장미꽃과 사촌이지만 화려한 색깔도 매혹하는 향기도 지니지 못했고,

산과 들에 아무렇게나 피었다가 쓸쓸하게 지는 찔레꽃.

그래서인가, 찔레꽃은 대를 이어 부르는 노래마저도 처연하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