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가 가는 길

영덕, 동해의 선물로 가득한 땅

몽당연필62 2009. 1. 29. 15:24

영덕, 동해의 선물로 가득한 땅


한없이 짙푸른 동해의 물결과 마주하고 있는 경상북도 영덕군은 바다로부터 많은 선물을 받았다. 오래 전부터 지역의 상징으로 알려진 대게, 동해에서 거칠 것 없이 불어오는 바람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소, 해안을 따라 곳곳에 드리워진 백사장,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순박한 심성까지도 바다가 건네준 선물이다.


대나무처럼 긴 다리에 진품 표장 둘렀구나, 대게

영덕 하면 먼저 떠오르는 대게는 지방질이 적어 담백하고 독특한 향미가 일품이다. 대게라는 이름은 몸체가 크다는 의미가 아니라, 몸통에서 뻗어나간 다리들이 마치 대나무처럼 길쭉해서 붙여진 것이다. 영덕에서 대게 요리를 먹는다고 하여 반드시 영덕대게인 것은 아니다. 북한과 러시아에서 수입된 것도 적지 않게 유통되고 있기 때문. 일부 음식점에서는 영덕 해안에서 잡은 것임을 강조하기 위해 대게 다리에 ‘진품’이라 명기된 표장을 둘러놓기도 한다.

  

 

이국적인 정취, 풍력발전단지

수평선 너머에서 사시사철 불어오는 바람은 아무리 사용해도 결코 고갈되지 않는 청정에너지다. 그 바람은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에 이르러 전기로 바뀐다. 이 발전단지에서 가동되고 있는 풍력발전기는 모두 24기. 발전기들은 커다란 기둥과 3개의 날개로 이뤄졌는데 기둥 높이가 80m, 날개의 회전 직경이 82m이며 1분에 14바퀴 정도 회전한다. 풍력발전단지는 2005년 완공되었으며 영덕군 전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전기를 생산한다.

 

 


영덕 동해안 즐기기-대게 맛도 보고, 전통마을도 들르고


영덕을 둘러보려면 동해안을 따라 난 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내륙 쪽에도 볼거리가 있지만,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하면 빼어난 풍광을 감상할 수 있고 동선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강구에서 출발해 울진 방향으로 북상하는 길을 잡았다.


삼사해상공원

강구면 삼사리에 1989년부터 조성되고 있는 공원으로, 푸른 바다와 강구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2300여 석 규모의 공연장, 영덕 어민들의 생활상과 자료를 담은 어촌민속전시관, 무게가 29톤이나 되는 경북대종 등이 있다. 새해 첫날이면 해맞이를 하며 소망을 기원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강구항

영덕읍을 거쳐 흐르는 오십천 하구에 형성된 강구항은 강구면 소재지로 영덕 여행의 목적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덕대게의 집산이 대부분 이곳에서 이뤄지는데 특히 강구방파제에서 강구대교에 이르는 거리에는 음식점이 밀집해 찜·탕·회 등 각종 대게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오징어와 과메기 등 해산물을 팔고 사는 난장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해맞이공원

영덕읍 창포리와 대탄리 일대 해안도로에 인접하여 동해의 장엄한 일출 등 청정해역의 풍광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전망대와 산책로, 수변 데크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풍력발전단지도 지척이다. 해맞이공원은 특히 남쪽의 강구항과 북쪽의 축산항 중간에 위치해 여정을 잠시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이다.

 

 

해안도로 드라이브 코스

도시에서의 숨 막히는 생활을 잠시나마 잊고 싶다면 영덕군의 해안선 도로를 달려보는 것도 좋겠다. 해안을 따라 개설된 도로는 길이가 최남단 남정면에서 최북단 병곡면까지 무려 53㎞에 이른다. 그 중에서도 강구~축산 26㎞ 구간은 백사장과 갯바위, 소박한 어촌 풍경, 가슴까지 확 트이는 수평선 등과 어우러져 가족 나들이와 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는다. 이 해안도로는 ‘대게로’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수많은 해수욕장들

영덕군에는 여름철 공식적으로 개장하는 해수욕장이 10개가 넘는데, 곳곳에 모래밭이 펼쳐져 몸만 담그면 바로 해수욕장이 되는 곳도 셀 수 없이 많다. 그 중에서도 남정면 장사해수욕장, 영해면 대진해수욕장, 병곡면 고래불해수욕장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이 해수욕장들은 여름에는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고, 요즘과 같은 겨울에는 갈매기와 철새들을 조망할 수 있는 자연학습장이 된다.

 

 

대게 원조마을

축산면 경정2리 차유마을에 가면 영덕군수가 세운 대게 원조마을 표석이 있다. 무수한 ‘짝퉁 원조’가 판치는 이 시대에 차유마을은 관공서로부터 대게 원조마을임을 공인받은 것이다. ‘대게’라는 이름은 게의 다리가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죽도산의 대나무와 비슷해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원조마을이 그러하듯 이 마을도 대게의 영화를 강구항이나 축산항으로 넘기고 침체해 있었는데 최근 관광객이 늘면서 다시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축산항과 죽도산

축산항은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대게 어선들로 붐비는 곳이다. 이 기간에 대게가 잡히기 때문인데, 특히 3~4월에 잡은 것이 살이 실하고 맛도 좋기로 유명하다. 영덕 대게는 원래 이곳 축산면과 강구면 사이의 바다에서 잡은 것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선주가 바다에서 갓 잡아온 대게를 직판하는 가게도 있다. 항구에 인접한 죽도산은 온통 대나무로 뒤덮여 있어 대게와의 연관성을 짐작하게 한다.

 

 

신돌석 장군 유적지

신돌석 장군(1878~1908)은 축산면 도곡리 태생으로 평민 출신의 대한제국 말기 의병장이다. 그는 을사조약 이후 의병을 일으켜 영덕·영양·울진 등 여러 전투에서 일본군을 물리쳤으나 현상금을 노린 일제의 앞잡이에 의해 살해되었다. 도곡리에는 약 2㎞ 거리를 두고 그의 생가와 유적지가 남아 있다. 유적지에는 기념관이 있어 장군의 생애와 일본군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활약상을 가늠할 수 있다.

 

 

괴시리 전통마을

영해면 괴시리에는 조선시대의 사대부가 고가옥 30여 동이 보존돼 있다. 양반가옥의 건축 방식과 전통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어 학자들이 자주 찾으며 학생들도 역사체험 코스로 많이 방문한다. 이 마을은 특히 여말삼은의 한 사람인 목은 이색 선생 출생지이기도 한데, 마을 입구에 목은 선생 유허비각이 남아 있고 뒤쪽에는 목은 기념관과 유적지도 조성되어 있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