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쓰는 글

무화과는 정말 꽃 없는 과일일까

몽당연필62 2008. 9. 20. 16:30

 

무화과 주산지인 전라남도 영암군에서는 요즘 무화과 생산이 한창이다. 특히 영암읍에서 목포시에 이르는 도로변 곳곳에서는 농민들이 판매대를 설치하여 직접 무화과를 판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암에서 무화과를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한 때는 1970년대 초반부터라고 한다. 삼호농협의 초대 조합장인 박부길 씨가 이 지역이 무화과 재배 적지임을 알고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보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영암은 현재 전국 무화과 생산량의 90%에 가까운 무화과 주산지가 되었으며 해마다 무화과축제를 열고 있기도 하다.

 

 

 

무화과는 과육이 매우 부드럽고 단맛이 강하지만 사과나 배와 달리 무르고 수분이 많아 쉽게 변질되기 때문에 저장과 생과 유통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생산지가 곧 소비지로 한정되었고 일부만 잼으로 가공되었기 때문에 영암과 목포 등 전남 서남부지역 이외에서는 맛보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몇해 전 스티로폼 포장재에 아이스팩과 함께 무화과를 넣는 방법을 개발함으로써 요즘은 서울에서도 무화과를 택배로 신청해 맛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꽃이 없는 과일'이라는 무화과(無花果)는 정말 꽃이 피지 않고 열리는 열매일까. 두산백과사전은 무화과에 대해 '봄부터 여름에 걸쳐 잎겨드랑이에 열매 같은 꽃이삭이 달리고 안에 작은 꽃이 많이 달린다. 겉에서 꽃이 보이지 않으므로 무화과나무라고 부른다. 열매는 꽃턱이 자란 것이며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고 길이 5∼8cm로서 8∼10월에 검은 자주색 또는 황록색으로 익으며 날것으로 먹거나 잼을 만든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설명에 따르면 무화과나무는 사실 꽃이 없는 것이 아니라 꽃이 열매의 껍질 속에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을 뿐이며, 우리가 먹는 열매 자체가 꽃의 덩어리인 셈이다. 무화과는 성경 창세기에도 등장한다고 한다. 아담과 이브가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벗은 몸을 가렸다니, 무화과나무는 인류에게 최초로 의상(?)을 제공했을 만큼 큰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사진 제공 : 농민신문사)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