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내미 이야기

딸은 몇 살 때부터 아빠의 뽀뽀를 거부할까

몽당연필62 2008. 9. 20. 12:31

고3과 고1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제가 넷이나 되는 남자 형제들 틈바구니에서 자랐기에,

결혼하면 딸만 둘 낳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졌었습니다.

그 소망이 이뤄진 것이지요.

 

딸들과 사이는 매우 좋았고, 지금도 좋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대화도 부족하지 않게 나누며 키웠습니다.

세상의 모든 딸 가진 아빠가 그렇듯이,

저도 딸들 키우며 뽀뽀도 하고 엉덩이도 토닥거리고 그랬었지요.

사실 아빠에게는 그것이 딸 키우는 재미 아니겠어요?

 

딸들 어렸을 때 저는 두 녀석에게 늘 다짐을 하곤 했습니다.

"너희들 입술과 엉덩이는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아빠꺼다!!"

아이들도 절대로 배반하지 않겠다며 기꺼이 손가락 걸고 동의했습니다.

 

큰딸 10살 때 뽀뽀 거부... 작은딸은 더 빨라

그러나 큰애가 초등학교 3학년(10살)이던 어느날 청천벽력 같은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퇴근해서 큰애를 덥썩 안고 뽀뽀를 했더니, 아 글쎄, 아빠를 밀치는 게 아닙니까!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아빠 변태!"였습니다.

아마 아이가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았던 모양입니다.

그 무렵 초등학생 성추행 사건으로 세상이 소란하기도 했었고요.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학교에서 그런 공부를 했더라도

'변태'라는 말까지 가르쳤을까 하는 궁금증이 드는 것입니다.

어쩌면 학교에서의 성교육의 영향이라기보다

아이가 그때 이미 '여성'으로 성장해 있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다행히 초등학교 1학년이던 둘째는 아빠를 거부하지 않았는데,

하지만 그 녀석은 2학년 때 아빠의 뽀뽀를 거부하고 엉덩이를 뒤로 빼더군요.

언니의 영향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의 약속은 무참히 깨지고 말았습니다.

아! 기한을 채우지 못하고(?) 딸 키우는 즐거움을 빼앗긴 그 충격과 아쉬움이란...

 

저의 경험으로 볼 때 딸들은 초등학교 3학년을 전후하여 아빠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여자어린이의 경우 사춘기가 대개 초등학교 5학년 무렵 시작된다는데,

딸 가진 아빠들은 사춘기 시작 2~3년 전부터 조심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댁의 따님은 언제부터 아빠의 뽀뽀를 거부하던가요?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