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그리고 단상

나는 왜 백합꽃은 무조건 희다고 생각했을까

몽당연필62 2008. 7. 11. 09:17

 

나는 왜 백합꽃은 무조건 희다고 생각했을까

 

 

아무리 꽃을 가까이 하는 생활을 못하고 있다지만,

백합꽃을 죄다 흰색이라고 생각한 것은 착각이 아니고 무식이었을 것이다.

아니면 가곡 ‘한 송이 흰 백합화’의 철저한 세뇌(洗腦)였는지도 모르겠다.

그 노래는 제목은 말할 것 없고 가사도

‘가시밭의 한 송이 흰 백합화 고요히 머리 숙여 홀로 피었네.’ 하며

백합에 대한 흰색 이미지를 잔뜩 심어주었으니까.

 

 

최근 충남 태안군에서 열렸던 백합축제를 보면서 깨달았다.

고착된 이미지를 진실이라 믿으며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백합 원종(原種) 흰색이었을지 모르되,

태안을 수놓은 백합은 색색의 꽃으로 향연을 열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동안 왜 단 한 순간도 백합이

흰 백(白)이 아닌 일백 백(百)을 취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던 것일까!

참으로 많은 것을, 때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을,

전원(田園)은 정신이 번쩍 들게 가르쳐준다.

백합의 향연도 그러하다.


/몽당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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