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내미 이야기

특목고 입시설명회 과신 말아야

몽당연필62 2008. 3. 31. 11:07

새 학년이 시작되었나 싶었는데 벌써 특목고 입시설명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오늘은 유력 중앙 일간지가 학부모들로 꽉 찬 설명회장 사진과 함께 특목고 입시설명회가 성황을 이뤘다는 기사를 1면에 싣기도 했다.

 

특목고란 특수목적고등학교, 곧 특수 분야의 전문적인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학교를 가리킨다. 하지만 과학고나 외국어고 등이 명문대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데다, 이명박 정부가 수능에서 등급제를 폐지하고 점수제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특목고는 성적 상위권 중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더 많은 관심을 끌게 되었다.

 

대학 진학이 워낙 중차대한 문제여서인지는 모르겠으나 '특목고' 하면 으레 명문대 합격생을 많이 배출하는 과고-외고-자사고 등을 떠올리게 되는데, 사실 특목고는 9개 계열에 129개의 고등학교가 있다(위키백과, 2007년 현재).

 

그 내용을 보면 과학계열(과고) 고등학교 19개, 외국어계열(외고) 고등학교 29개, 예술계열(예고) 고등학교 24개, 체육계열(체고) 고등학교 15개, 공업계열 고등학교 22개, 농업계열 고등학교 10개, 수산계열 고등학교 5개, 해양계열 고등학교 3개, 국제계열(국제고) 고등학교 2개 등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교명에 '공업고등학교'나 '농업고등학교'가 들어가 있다고 해서 이들 학교가 모두 특목고는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정부 지원금이 없이 독립된 재정과 독립된 교과과정으로 운영되는 자사고, 즉 자립형 사립고등학교는?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자사고는 특목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자사고는 현재 민족사관고(강원 횡성), 상산고(전북 전주), 해운대고(부산), 현대청운고(울산), 광양제철고(전남 광양), 포항제철고(경북 포항) 등 6개가 있다. 

 

특목고든 자사고든 '일반적이지 않은' 고등학교에 관심이 있는 학생과 학부모는 입시설명회가 열린다고 해서 허둥대거나 조급해하지 말고 좀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또 거기서 들은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을 필요도 없다. 설명회를 주관하는 학원이나 단체, 설명회에 나온 학교측에서는 '대학 진학에 그래도 특목고가 더 유리하다'는 식으로 일정 부분 학부모들을 선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대입 수능이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환원한다고 해서 특목고생들이 '내신성적'의 굴레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학과성적의 9등급 내신제도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학교에서 낮은 내신성적을 받은 학생은 수능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흔히 말하는 '스카이' 대학이나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지 못할 가능성 또한 사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입시설명회가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인 특목고 열풍은 당분간 거세게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각 대학에서도 비록 내신성적은 낮으나 대한민국 고교생 전체로 보았을 때 최상위권에 속하는 특목고생들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은 입시제도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