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내미 이야기

두 아이를 외국어고에 보내면서

몽당연필62 2008. 3. 14. 11:04

새벽 6시, 자명종 소리에 눈을 뜨고 잠에 취해 있는 아이들을 깨운다. 힘겹게 일어난 아이들은 씻고 밥먹고 6시 40분에 집을 나선다. 아파트 단지 앞에서 스쿨버스를 타기 위해서다. 어떻게 하다보니, 물론 운이 좋았겠지만, 두 아이를 모두 서울에 있는 외국어고등학교에 보내게 되었다. 큰애는 3학년이고 작은애는 같은 학교의 신입생이다.

 

나란히 집을 나서는 애들을 보는 아빠의 마음은 한 가지로 정리하기가 난감하다. 흐뭇하고 대견한가 하면,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의 장에 내몰린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감출 수가 없다. 수시로 바뀌는 교육정책에도 예민해진다. 그러나 난 아이들의 인생에 크게 개입할 생각이 없다. 외고는 애들 스스로 택한 것이고, 우리 부부는 애들이 개척해가고 있는 길에 걸림돌이 되기 않기를 바랄 뿐이다.

 

큰애가 중학교 2학년이던 어느 날 외고에 진학하고 싶다고 했다. 난 어처구니가 없었다.

"야, 외고는 외국인이나 외교관 자녀 그런 애들이 가는 학교 아니냐? 한국인인 네가 외고를 어떻게 가?"

과학고니 외국어고니 하는 특목고라는 것이 있다는 것이야 알고 있었지만 우리는 애들을 특목고에 보낼 생각이라곤 털끝만큼도 없던 터였다. 그러니 외고는 외국인이나 외교관 자녀들이 가는 학교일 것이라고 막연히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큰애는 3년 전 일반전형에 합격했고, 작은애는 지난해 특별전형에 합격해 외고생이 되었다.

 

아이들을 외고에 보내게 되면서 우리 사회가 특목고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대입을 비롯한 교육 제도에 얼마나 민감한지도 알게 됐다. 특히 두 아이가 모두 외고에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웃이나 지인들은 너나없이 그 비법(?)을 궁금해했으며 그 과정을 책으로 내면 베스트셀러는 떼 놓은 당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책을 내는 대신 이제부터 '두 딸내미 이야기' 카테고리에 올리게 될 글들은 지금까지 아이들의 성장과정이나 학습 내용, 학원 등 사교육, 외고에서의 학교생활 등이 주요 내용을 이룰 것이다. 교육제도에 대한 단상도 당연히 포함될 것이다. 만약 댓글 가운데 토론이 필요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는 것은 내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성실하게 답할 것이다. 이 시도가 우리 교육제도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랄 뿐이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