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색하고 하는 말

계속 좌시만 하는 박근혜 씨

몽당연필62 2008. 3. 20. 09:19

정치판 돌아가는 것이 참 재미있다. 아니, 웃기다. 박근혜 씨는 한나라당에 있는데,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고 용도 폐기된 사람들은 다른 정당에 입당하거나 무소속으로 나서면서 '친박연대'를 외치고 있다. 박근혜 씨는 그들에게 "반드시 살아서 돌아오라"고 말한다. 박근혜 씨의 입장이 요즘 아이들 하는 말로 '아놔 캐안습'이다.

 

정치를 모르는 무지렁이가 볼 때 박근혜 씨는 자존심도 줏대도 포기한 것 같다. 그동안 보여준 원칙 중시와 당찬 여걸의 풍모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냥 초라하고 불안하게만 보인다. 한나라당 안에서 그의 입지는 자꾸 좁아져가는데, 그렇다고 당을 박차고 나올 의지도 없어 보인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당에서 나가 다른 당 소속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나라당 후보와 겨루게 되는 상황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박근혜 씨가 이들에게 '반드시 살아서 돌아오라(부디 당선되어라)'고 하는 것은 한나라당 입장에서 볼 때 분명히 '해당행위'가 아닐 수 없다.

 

공천에서 탈락한 측근들이 무더기로 당을 떠났다면, 그리고 그 사실이 억울하고 분하다면, 박근혜 씨도 함께 한나라당을 떠나는 것이 정치적 의리 아닌가? 또 자신은 당에 남을 것이면, 다른 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는 소위 '친박연대' 사람들에게 "자중자애하고 한나라당의 방침에 따르라"고 일갈해야 마땅한 것 아닌가?

 

이번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씨가 "공천이 잘못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 박근혜 씨 입장에서 볼 때 공천은 분명히 잘못되었고, 그를 따르던 사람들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씨는 여전히 앉아서 바라만 보고 있다.

 

어쨌든 '박근혜'라는 브랜드는 어마어마한 가치와 위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 틀림 없다. 그가 한나라당에 있는데도 한나라당 후보와 싸워 이기겠다며 '친박연대'를 외치는 사람들이 즐비하니 말이다. 어쩌면 박근혜 씨는 자신의 위력을 즐기며 이번 총선을 끝까지 '좌시'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정말 궁금한 것 한 가지가 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하고 다른 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나라당 후보를 이기고 당선된 사람을 한나라당은 다시 받아들일 것인가? '아군'을 죽인 '적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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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뉴스에 떴군요.

한 "복당 절대 불가" 친朴 진영에 공개 경고

http://issue.media.daum.net/reservation/view.html?issueid=2768&newsid=20080320154610494&cp=nocut

 

박근혜 씨는 '친박연대'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언제까지 침묵할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