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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외워야 했던 '국민교육헌장'을 아세요?

몽당연필62 2007. 12. 5. 10:08
오늘은 '국민교육헌장' 선포 39주년이 되는 날이다. 39년 전인 1968년 12월 5일, 고 박정희 대통령이 국민교육헌장을 선포했던 것이다. 한국인은 누구나 국민학교(당시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 했다)에 들어가면 이 국민교육헌장을 달달 외워야 했다. 교과서들도 표지를 넘기면 국민교육헌장이 나오도록 되어 있었다.
 
국민교육헌장은 '반공'과 '민족 중흥'이라는 집권세력의 통치 이데올로기를 사회적 이상으로 삼고 그 실현을 국민교육의 지표로 삼은 까닭에 선포 당시부터 정치적 논란을 빚었다고 한다. 그러나 어린 초등학생들이 그 의미까지 어찌 알 수 있었으랴.
 
실제로 국민교육헌장은 초등학생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단어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요즘엔 초등학교 저학년들도 지적 수준이 높아 어느 정도 이해가 될 수도 있겠지만). 민족중흥, 자주독립, 인류공영, 약진, 공익, 능률, 실질, 경애, 신의, 상부상조, 창의, 융성, 권리, 봉사, 국민정신, 반공, 투철, 애국애족, 기반, 신념, 긍지, 근면..... 그러니 뜻은 차치하고 우선 선생님께 손바닥이나 종아리를 맞지 않기 위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외우는 것이 지상과제일 뿐이었다.
 
국민교육헌장은 선포된 지 25년 만인 1993년 초등학교 교과서와 정부 공식행사에서 사라졌다. 우리 국민의 암기 능력을 일거에 향상시켰던(?) 국민교육헌장의 전문을 다시 음미해보며, 여기서 지향하는 바가 오늘날의 상황과는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국민교육헌장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자주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때다. 이에 우리의 나아갈 바를 밝혀 교육의 지표로 삼는다.
성실한 마음과 튼튼한 몸으로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며,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우리의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을 기른다. 공익과 질서를 앞세우며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고, 경애와 신의에 뿌리박은 상부 상조의 전통을 이어받아 명랑하고 따뜻한 협동 정신을 북돋운다. 우리의 창의와 협력을 바탕으로 나라가 발전하며 나라의 융성이 나의 발전의 근본임을 깨달아,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스스로 국가 건설에 참여하고 봉사하는 국민 정신을 드높인다. 
반공 민주 정신에 투철한 애국 애족이 우리의 삶의 길이며, 자유 세계의 이상을 실현하는 기반이다. 길이 후손에 물려줄 영광된 통일 조국의 앞날을 내다보며, 신념과 긍지를 지닌 근면한 국민으로서 민족의 슬기를 모아 줄기찬 노력으로 새 역사를 창조하자.

 

1968년 12월 5일  대통령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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