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색하고 하는 말

참여정부는 법과 질서를 확인사살했다

몽당연필62 2007. 10. 16. 10:43

벌써 한 달쯤 되었다. 참여정부가 이규용 씨를 환경부장관으로 기용한 것이. 이규용 씨는 3차례의 위장전입 사실이 있었음에도 청와대에 의해 장관으로 내정되었고, 국회 청문회에서도 이렇다할 잡음을 내지 않았다. 그렇다. 청와대는 당당하게(!) 3차례나 위장전입 범법행위를 한 인물을 이 나라의 장관 자리에 앉힌 것이다!

 

문제는 이규용 장관의 위장전입이 나중에 발각된 것이 아니라 청와대가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더욱이 청와대는 "자녀교육을 위한 위장전입은 한국적 상황에서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는 설명까지 친절하게 덧붙였다. 이 말이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후보를 겨냥한 것임은 세상 누구나 다 안다. 예상대로 한나라당은 청문회에서 숨을 죽였고, 청와대는 너무나 싱겁게 범법자에게 고위 관직을 안겨주었다.

 

노무현 정부가 이전의 권력과 선명하게 다른 것은 바로 도덕성이었다. 변양균이니 정윤재니 하며 최근 일부 인사들 때문에 소란하기는 했어도, 참여정부에는 깨끗하다는 자부심이 있었고 그것을 국민이 인정했기에 임기말이 다가와도 레임덕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런 참여정부가 스스로 도덕성을 짓밟았다. 이명박 후보에게 면죄부를 준 것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에게 위장전입이 이제 더는 범법행위가 아니라고 천명한 셈이다. 권력자, 높은 사람, 가진 사람, 만인의 관심을 받는 사람일수록 법 앞에 모범을 보이고 평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할 터인데, 정부가 나서서 법과 질서를 확인사살해버린 셈이니 이제 누가 누구에게 법을 이야기할 수 있으며, 질서를 요청할 수 있으며, 양심을 들먹일 수 있겠는가?


얼마 전 이명박 후보는 "질서 파괴부터 바로잡겠다"고 했다. 질서만 바로잡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그 뉴스를 본 많은 사람들이 웃었다. 반가워서 웃은 게 아니고, 어이없어서 비웃었다. 법이나 질서를 말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는 사람이 그런 소리를 입에 올렸으니 웃을 수밖에.

 

하지만 이젠 노무현 대통령도 이명박 후보와 전혀 다를 게 없다. 대한민국에서 법과 질서는 위장전입 파동을 겪으면서 끝내 사망했다. 그것도 참여정부에 의해 철저하게 확인사살까지 되었다. 노무현과 이명박의 야합인 것이다.

 

그동안 생활을 구속하고 불편하게 했던 법과 질서가 두 정치지도자에 의해 사살됨으로써, 우리 국민은 무슨 짓을 해도 법과 양심 앞에 떳떳할 수 있는 완전한 자유를 비로소 얻었다. 남의 권리와 기회를 박탈하는 위장전입도 죄가 아닌데, 하물며 거리에 침을 뱉고 쓰레기를 버리며 과속이나 음주운전 하는 것쯤에랴. 국민 모두에게 법으로부터의 해방을 안겨준 이명박 후보의 가열찬 투쟁과 참여정부의 업적은 청사에 빛나리라!

 

/몽당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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