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자고 하는 소리

"쇼를 해라 쇼를 해" 유혹에 쇼하는 소비자들

몽당연필62 2007. 10. 4. 11:07

이동통신사 KTF가 선보인 영상통화 광고 시리즈 'SHOW를 하라'를 모방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여성 근로자들의 소득이 줄어들고 부부싸움이 급증할 뿐만 아니라 국민 사이에 불신풍조가 확산되는 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영화배우와 탤런트 등 연기로 생업을 이어가던 사람들은 상당수가 일거리를 잃고 생계에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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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슈를 풍자한 것이며, 사실과는 다르니 그냥 웃고 넘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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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의 직장여성 나가요 씨는 얼마 전부터 어린 아들이 영상통화로 아픈 모습을 보여주며 일찍 집에 오라고 조르는 바람에 오후 6시면 퇴근을 서둘러야 했다. 처음 한동안은 정시에 퇴근한다는 즐거움에 춤까지 췄지만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다. 다음달 급여에 야근수당이 완전히 빠져버린 것. 나씨는 급여가 감소해 아이 우유값과 과자값은 물론 자신의 통화료 낼 돈까지 부족하게 되자 결국 다시 야근을 하기로 결심, 아이와는 영상통화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요즘들어 회사 동료들도 영상통화로 아이들이나 배우자의 병색이 완연한 얼굴을 확인하고 6시가 되자마자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는 바람에 혼자서는 일거리를 만들 수 없어 도저히 야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나씨는 "많은 직장인들이 영상통화가 가능한 전화기 한 대 때문에 야근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러다 회사에서 짤리고 집에 가 날마다 애나 봐야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영상통화 때문에 확산되고 있는 부부싸움과 가족간 불신풍조도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고 있는 40대 초반의 가장 공처가 씨는 몇달 전 시골 부모님이 "우린 암~~것도 필요없다"며 걸어온 영상전화 때문에 아내에게 크게 혼난 경우. 평소 소문난 효자인 공씨는 통화 도중 부모님 뒤쪽으로 고장난 텔레비전이 보이자 옆집까지 연속극을 보러 다니시는 부모님 걱정에 새 텔레비전으로 바꿔드린 것. 게다가 새 텔리비전을 들이던 날은 구닥다리 세탁기도 고장난 것을 발견하고 새것으로 사드렸다.

 

그러나 공씨의 효도는 단지 비극의 시작에 불과했다. 다음달 그의 아내 최불효 씨가 신용카드 대금 청구서에서 의문의 금액을 발견하면서 문제가 불거진 것. 아내의 추궁에 공씨는 시골의 부모님께 텔레비전과 세탁기를 새로 사드린 것을 실토했고, 결과는 모진 잔소리에 이어진 부부싸움이었다. 최씨는 "아무리 부모님을 위해서라지만 아내인 나와 한마디도 상의하지 않고 돈을 쓴 것은 혼자 효자 소리 듣겠다는 고약한 심보"라며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공처가 씨는 이 가전제품들을 할부로 구입했기에 이후 매달 신용카드 대금 청구서가 도착할 무렵이면 숨도 크게 못쉬고 있으며 잠자리마저 거부당하고 있다. 또 "아무것도 필요없다"는 부모님 말씀을 더는 믿지 않는 등 극심한 영상전화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영상전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SHOW를 하면서 연예가에도 때아닌 찬바람이 불고 있다. 엑스트라연기자협회 소속 단역 배우인 주조연 씨는 최근 한달 이상 일감이 끊겨 전업을 고려중이다. 주씨는 "날마다 광고에서 'SHOW를 하라'고 채근하면서 구체적인 대본까지 알려주고 있다"면서 "온국민의 연기 실력이 향상돼 탤런트 등 연기자들의 가치가 떨어졌고, 어지간한 SHOW는 SHOW 취급도 받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몇몇 영화에 출연하고 있는 추근남 씨도 SHOW 광고로 인해 결과적으로 자신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연기력 갖춘 단역배우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영화 제작자들이 출연료를 대폭 깎아버리는 바람에 울며 겨자먹기로 무보수 우정출연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 실제로 영화계 사정에 밝은 충무로의 한 인사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이미 출연료 인하에 합의했으며, 주연급 배우도 SHOW 통화자들 가운데서 선발하면 영화 제작비가 크게 절약될 것"이라고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일반 국민 사이에서는 또다른 불만이 싹트고 있다. 최근 SHOW 영상통화를 시작한 고민남 씨는 "조용필 SHOW나 하춘화 SHOW가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게 아니듯이 일반 시민들도 SHOW를 하면 출연료 수입이 있어야 당연한데, 모든 영상통화 가입자들은 전화기 앞에서 SHOW를 하고도 출연료는커녕 과도한 통화료 징수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누구 SHOW에는 거액을 지불하면서 누구 SHOW는 거저 봐도 된다는 인식이 폭넓게 확산되면 사회 양극화 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평소 전화기 앞에서 SHOW를 자주 해온 것으로 알려진 정쇼녀 씨의 불만도 깊이 새겨볼 만하다. 정씨는 "SHOW를 '쇼'라고 하는지 '쑈'라고 하는지 물어봐도 대답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큰  충격을 받았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특히 "최근 KTF에 SHOW 발음을 묻는 쌩쑈까지 했지만, KTF는 모든 표기를 영문 'SHOW'로 하기로 했으며 정확한 발음은 회사의 기밀이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는 대답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고 분개했다.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KTF의 영상통화 광고 시리즈 SHOW. "SHOW를 하라"는 달콤한 유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SHOW가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진단하고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잡문신문 연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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