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자고 하는 소리

이명박 후보 '안창호 씨' 호칭, 평등사회 실현 크게 앞당겨

몽당연필62 2007. 9. 28. 23:40

역시 이명박 후보였다. 특유의 뚝심으로 대권 고지를 향해 나아가던 그가, 차별과 억압이 만연한 우리 사회에 이번에는 '평등'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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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슈를 풍자한 것이며, 사실과는 다르니 그냥 웃고 넘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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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9월 27일 열린 샐러리맨과의 대화에서 "도산 안창호 씨를 존경한다"고 밝혔다. 대화의 자리인 만큼 조용하고 차분한 어조였지만, '안창호 씨'라는 호칭에 담은 의미만은 그 어떤 사자후보다도 크고 강렬했다. 호칭 인플레에 시달리며 존재감을 잃어가던 국민들에게 이명박 후보는 이 한마디로 자존심을 되찾아주는 한편 해방감까지 안겨주었다.

 

사실 우리 국민이 평소 호칭 때문에 겪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구멍가게 주인을 사장님이라 불러야 하고, 음식점에서도 사장님! 하고 외쳐야 종업원이 반응을 보이는 실정이다. 또 회장님, 전무님, 상무님, 부장님 등 계급사상에서 탈피하지 못한 호칭이 상존하는가하면 아무개 아나운서님, 아무개 대표이사님, 아무개 디자이너님 등 필요 이상으로 길고 복잡한 호칭도 널려 있다. 게다가 순국 선열을 지칭하는 말도 의사, 열사, 지사, 선생 등으로 구분돼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이러한 때에 이명박 후보가 '안창호 씨' 호칭을 통해 여러 복잡하고 다양한 호칭들을 과감하게 '씨' 하나로 통합하고 나선 것은 비록 때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대단히 바람직한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물론 이명박 후보의 호칭을 통한 평등사회 접근 방식에 대해 사회 일각에서 상당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많은 시민들은 "지금 이명박 씨가 안창호 선생과 친구 먹겠다는 것이냐"며 분개하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평등을 강조하는 좌파 정당인 대통합민주신당마저도 김현미 의원이 “도산 안창호 선생이 안창호 씨면, 김구 선생은 김구 씨, 이순신 장군은 이순신 씨, 안중근 의사는 안중근 씨냐”고 앙앙대고 있는 설정이다.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이 이명박 후보의 깊은 뜻을 제대로 이해해주지 못하는 점은 일면 수긍이 되기도 한다. '안창호 씨'는 강서 점진학교, 평양 대성학교, 중국 난징 동명학원 등 여러 교육기관을 설립한 사람이지만 단 한 곳에서도 '교장'이나 '교감'을 맡았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평교사인 '선생'으로 불리는 것이 합당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갈수록 복잡하고 국제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대에, 며칠 후면 노무현 씨와 김정일 씨가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마당에, 우리는 호칭 문제에 대해 냉정하게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여러가지 다양한 호칭을 '씨' 하나로 통일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상상 이상으로 큰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불편하고 비생산적인 서열문화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김부장님 박차장님 이과장님 하는 것보다는, 김씨 박씨 이씨 하는 것이 훨씬 친밀하고 생산적인 것임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더욱이 역사적인 인물의 경우 그가 임금이었는지 장군이었는지 학자였는지 불분명한 경우는 호칭 통합이 더욱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왕건 씨, 이성계 씨, 신사임당 씨, 유관순 씨, 논개 씨, 황진이 씨 하는 식으로 부르면 신분 차별이 저절로 사라지고 남녀평등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이명박 후보가 과감히 '안창호 씨'라고 호칭한 것은 구태를 벗어던지고 환골탈태함으로써 국민통합과 사회평등에 기여하려는 한나라당의 개혁의지를 보여준 하나의 사례라고 하겠다. 따라서 우리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보다는 '이명박 씨'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원하는 이명박 후보의 깊은 고뇌와 역사인식을 이해하고 적극 지지하는 전향적인 자세를 잃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

 

/잡문신문 연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