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가 전하는 말
다른 달보다 짧아서 더욱 소중한 2월의 첫날, 담쟁이덩굴이 벽면에 가득하다.
담쟁이는 말한다.
지금은 숨을 죽이고서 채 녹지 않은 눈을 등에 얹고 있지만, 두어달 뒤면 실핏줄 같은 줄기마다 잎을 내고, 마침내는 무성한 숲보다도 짙게 그늘을 만들어 드리우겠노라고.
문득, 우리가 담쟁이처럼 내면에 간직하고 있을 에너지를 생각한다.
느껴지지는 않지만, 우리 역시 온 우주를 덮고도 남을 만큼의 기운을 저마다 지니고 있는 게 아닐는지?
/몽당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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