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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김치, 중국산이 장악하다

몽당연필62 2016. 11. 9. 19:36

음식점에서 내놓은 김치는 확률상 열에 일고여덟이 중국산이라네요. 국산 김치 애용은 우리 전통 식문화는 물론 관련 농산물 생산 기반도 지킨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사진은 맛깔스럽게 담근 국산 김치입니다. <농민신문사 제공>

 

음식점 김치, 중국산이 장악하다

 

우리 식탁에 끼니마다 쌀밥과 더불어 거의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것이 있죠? 바로 김치!! 김치는 우리의 오랜 문화와 지혜가 빚어낸 발효음식으로서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2001년 한국 김치규격 안을 국제김치규격으로 채택했고, 미국의 건강전문 잡지 <헬스>2006년 한국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의 하나로 선정했으며, 유네스코는 2013년 우리 김장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가 인정하는 김치 종주국인 것입니다.

 

하지만! 김치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은 실상을 알고 나면 이내 무색해지고 맙니다.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중국산 김치가 국내 외식업소를 장악해버렸기 때문이죠.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 물량이 23111톤인데 비해 수입은 224124톤이나 돼 수입이 무려 10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난해 수입한 김치 전량이 중국산이었지만, 중국으로 수출한 것은 겨우 25톤뿐이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국내 김치 소비량은 약 160만 톤이었다고 해요. 이 가운데 74% 정도인 119만 톤이 가정에서 소비됐는데, 직접 담가서 먹었든 가게에서 사서 먹었든 가정용은 거의 대부분이 국산이었던 것으로 추산됩니다. 김치의 선택권이 개인 각자에게 있는 경우는 가격보다 위생과 안전 등 품질을 우선시했기 때문일 겁니다.

 

문제는 음식점과 회사 구내식당 등에서 외식·급식으로 소비된 41만 톤이네요. 41만 톤 가운데 담근김치 11만 톤을 제외하면 30만 톤가량이 어디선가 구입해온 공장김치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중국산 수입김치가 22만 톤이라고 했지요? 결국 외식·급식용 공장김치의 4분의3 정도가 중국산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가정 밖에서 김치를 먹을 경우 그 김치는 국산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을 겁니다. 음식점에 김치 원산지를 표시해놓은 곳이 많은데, 사실 이것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도 이젠 별로 없잖아요. 음식점이 중국산 김치를 이용하는 것은 당연히 가격이 국산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이윤이죠.

 

이렇듯 국산 김치가 가격 경쟁으로 중국산에 맞서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또 최근 한국인들이 중국에 진출해 김치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바람에 중국산 김치가 예전에 비해 품질과 위생 면에서 향상되기도 했고요.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김치 종주국인데 중국에 겨우 25톤 수출하고 22만 톤이나 수입한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입니다. 음식점에서 먹은 김치가 중국산이라는 사실은 괜히 찝찝하기도 하고요.

 

일단 국산 공장김치의 품질 차별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위생에는 완벽할 정도로 깐깐해야겠죠. 정부는 강력한 원산지표시 위반 단속으로 뒷받침해줘야 하고요. 소비자들 역시 가능한 한 국산 김치를 제공하는 음식점을 애용해 주시면 좋겠네요. 국산 김치가 무너지면 배추와 무 등 주재료뿐만 아니라 고추·마늘·생강·젓갈·소금 등 부재료의 생산 기반도 함께 무너져버리지 않겠습니까?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