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쓰는 글

농업인도 그릇된 관행과 의식 바꿔야

몽당연필62 2013. 1. 3. 15:12

농업인도 그릇된 관행과 의식 바꿔야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출범 이후 지난해 발효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이르기까지, 농산물 시장 개방의 폭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우리 농업과 농촌을 위협해 왔다. 그럼에도 농업이 현재와 같이 성장하고 농촌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개방의 파고를 두려워하지 않은 농업인들 덕분이었다. 여기에 농촌에 뿌리를 둔 도시민들의 응원과 격려도 크게 작용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도시의 요즘 젊은 세대는 농업과 농촌에 대한 마음가짐이 부모 세대와는 확연히 다르다. 농촌이 아닌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그들은 경제논리에 철저할 뿐만 아니라, 수입 농산물에 대한 거부감도 훨씬 덜하다. 농업 발전과 유지를 도시민들의 애국심에 더 이상 기댈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 농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오는 225일 출범할 박근혜 정부의 정확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한 새판짜기도 필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우리 농업인들이 그릇된 관행이나 의식을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농업인들이 달라지지 않으면서 정부나 도시민들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사랑을 갈구하는 것은 결코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농업보조금이나 농촌에 대한 각종 지원 혜택은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임자인 눈먼 돈이라는 생각이나 아직까지도 뿌리가 뽑히지 않고 있는 속박이 포장 행위는 서둘러 타파해야 할 부끄러운 모습이다. 또 귀농·귀촌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에서 원주민들이 귀농인을 마을의 새로운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꺼려하거나, 우리 농촌에 모처럼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결혼이민여성이 가난한 나라에서 시집왔다고 업신여기는 것도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합리적이지는 않지만 관행적으로 해온 일이어서 용인되었거나,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면서도 나 하나쯤이야하는 그릇된 의식이 있었다면, 우리 농업인들도 이를 새해의 시작과 함께 과감히 타파해야 할 것이다.

농업인들의 긍정적인 변화가 가시화되면 이는 소비자인 국민의 농업·농촌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전환점으로 작용한다. 농업인들의 이러한 변화는 궁극적으로 잘사는 농촌을 앞당기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