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색하고 하는 말

신입사원 채용 면접에서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몽당연필62 2009. 12. 1. 18:46

요즘 직장 구하시는 분들, 취업하기 힘들죠? 그래도 신입사원을 뽑는 기업은 있습니다. 저희 회사도 몇 해 만에 젊은피를 수혈하게 되었고요.

 

며칠 전,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을 통과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했는데, 저도 면접관의 한 사람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면접이 진행되는 동안 요즘 젊은이들이 많은 공부를 했고 다양한 분야와 부문에 걸쳐 실력을 쌓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원자 모두를 합격시켰으면- 하는 욕심이 들 만큼요.

 

그러나 그게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요? 합격자보다 더 많은 지원자들에게 불합격자라는 멍에를 씌우는 것이 면접관들에게 주어진 임무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남의 인생 가지고 함부로 장난치지 말자'는 진지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면접관의 자리에 앉았습니다.

 

면접에서 지원자에게 하는 질문은, 회사마다 면접관마다 차이가 조금은 있겠지만, 반드시 정답을 듣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대답을 듣는 과정에서 지원자의 지식은 물론 태도와 언변, 음기응변, 위기대처능력, 품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요.

 

이번 면접에서 저는 스물다섯 명의 지원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에게 지원 동기, 전공 관련 관심사, 10년 후의 자화상, 존경하는 인물이나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관 등 당연하고도 평범한 질문들을 했고, 다음과 같은 조금은 돌발적인 질문도 했습니다. 

 

===== 면접관으로서 했던 몇 가지 질문들

 

0 원더걸스가 걸그룹으로서 국내 정상에 올라 돈 벌 일만 남았는데 미국 무대에 데뷔하겠다며 생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시사에 대한 관심, 창의성, 도전정신 등을 들여다보기 위한 질문.

 

0 4대강 사업은 필요한 사업입니까? 필요하거나 필요하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 시사에 대한 관심, 개인적인 견해, 언변 등을 살펴보기 위한 질문.

 

0 당신이 면접관이라면 저에게 어떤 질문을 하시겠습니까?

-> 역발상, 창의성, 위기대처능력 등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

 

0 스포츠, 드라마, 대중가요 가운데 상대적으로 관심이 있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답을 들은 뒤) 그 분야의 스타 다섯 명만 말해보십시오.

-> 개인적 취향과 관심사, 임기응변 등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

 

0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십니까? (블로그를 운영하는 경우) 미디어로서 블로그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해 말씀해보세요.

-> 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정보화시대의 향유 정도, 사회성 측정 등을 위한 질문.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질문을 했는데, 아무튼 중요한 것은 면접관의 질문은 어차피 정답이 없는 것이기도 하려니와, 질문 의도 자체가 답을 얻기보다는 지원자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것은 저뿐만이 아니라 면접에 참여한 다른 직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므로 취업을 하고자 하는 분, 특히 면접을 준비하는 분들은 전공 분야에 대한 지식을 함양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사회 전반에 대해 폭넓은 관심을 갖되 자신의 견해를 밝힐 때는 자신있고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는 훈련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서 경제가 팍팍 돌아가고, 일자리를 찾는 분들은 능력과 전공과 성향에 맞는 자리를 구해, 저마다 품어온 뜻을 마음껏 펴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대한민국 아자!!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