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색하고 하는 말

방송대 입학하는 심은하에게 보내는 갈채

몽당연필62 2009. 3. 3. 12:25

배우로서 한때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고 현재도 복귀가 가장 기다려지는 연예인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심은하 씨가, 부군 지상욱 씨와 함께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다니게 되었다는 소식이다. 심은하 씨는 문화교양학과에, 지상욱 씨는 법학과에 합격해 입학 등록을 마쳤다는 것이다.

 

연예인들의 언짢은 사생활이나 방송에서의 민망한 언행이 뉴스가 되며, 결혼을 앞두고 속도위반을 했으니 안했느니 하는 다소 조심스러울 수도 있는 이야기가 우스갯소리처럼 전파를 타는 마당에서, 심은하 씨의 대학 진학 소식은 연예인들에게 별 관심을 갖지 않은 이 사람에게도 반가운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연예인들은 엄밀히 말해 공인(公人-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그들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을 때 스스로 "공인으로서 죄송하다"고 말하는 등 사실상의 공인 행세를 하고 있으며, 또 팬들은 공인의 대접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들이 일반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서일 터이다.

 

그런 점에서, 연예인이 '공인'의 범주에 포함되느냐 마느냐를 떠나, 심은하 씨는 우리 사회와 연예계에 매우 의미가 큰 일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7년이나 되었고, 두 아이의 엄마이며, 우리 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가 최종학력과 관계 없이 더 이상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무방할 것임에도 학문의 길을 택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가 택한 학교는 재학생이 18만 명으로 우리나라 대학교들 가운데 가장 크고 졸업하기가 가장 어렵다는 방송통신대학교이다. 방송대(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약칭은 흔히 말하는 '방통대'가 아니라 '방송대'이다)는 신.편입생의 졸업률이 20% 미만이라고 한다. 졸업률이 저조한 것은 공부 자체가 어려워서라기보다 직장인이나 주부로서 학업을 병행하기 어려운 점, 등록금이 싸서 중도에 포기하더라도 그다지 아쉬울 것 없다(?)는 점, 스스로 공부해야 하므로 나태해지기 쉽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물론 심은하 씨 정도의 위치에 있는 배우는 일반대학교의 전형에서도 합격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방송대를 선택한 것은 아직 대중 앞에 나서기를 꺼리는 그의 생각 때문이었을지 모르겠다. 출석수업과 시험 때는 어쩔 수 없이 학우들 앞에 나서게 되겠지만 말이다.

 

앞으로 심은하 씨의 출석수업을 위한 등교나 학점 취득 하나하나가 뉴스가 될지도 모른다. 이로 인해 그가 다소 불편을 겪게 되더라도 그것을 자신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받아들이면서 '평범한' 학생으로서 지내기를 기대한다. 또한 그가 선택한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목표를 이뤄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갈채를 보낸다.

 

사족 : 필자가 심은하 씨의 대학 진학을 반기는 이유를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 대학이 방송통신대학교라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필자 또한 그 대학을 세 번의 입학 끝에 겨우 졸업했던 것이다. 학적을 둔 기간은 총 7년이었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