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여름 내내 피는 우리 꽃
고향집 돌담 밑에 무궁화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옹색한 자리에 뿌리를 내려 제대로 자라지 못하면서도 무궁화나무는 ‘끝없이 피는 꽃(無窮花)’이라는 이름처럼 여름 내내 꽃을 피워내고 또 피워냈다.
그 꽃을 보면서 우리는 “무궁 무궁 무궁화, 무궁화는 우리 꽃, 피고 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네” 하며 ‘무궁화 행진곡’을 입 모아 부르곤 했다.
도시에 살게 되면서는 무궁화나무 볼 기회가 드물었다.
그래서였나, 어쩌다 활짝 핀 무궁화를 보면 반가움을 넘어 괜스레 가슴이 뭉클해지고 콧날이 시큰해졌다.
활짝 핀 무궁화를 여름 끝자락에서야 본다. 감상에 사로잡힐 나이도 아닌데, 이 꽃 앞에서 나는 여전히 가슴이 뭉클하고 콧날은 시큰하다.
/몽당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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