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에 갇힌 라일락 구치소에 갇힌 라일락 콘크리트 담장이 아무리 높아도 오는 봄을 막지 못하고 철조망 가시가 아무리 날카로워도 새어 나가는 향기를 가둬두지 못하네 내 마음 들고 나는 것 또한 이와 같으니 그 무엇이 막고 지킨들 하시라도 그대에게 달려가려오 /몽당연필/ 사진 그리고 단상 2019.04.24
봄날에 봄날에 잎부터 내밀 놈은 잎부터 꽃부터 내밀 놈은 꽃부터 이 녀석들, 누가 정해주지 않았는데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피어나 곱다. 추구하는 가치가 서로 다르매 다른 것이 틀린 것은 아닐진대 아, 사람들은 타인의 고운 색깔에 눈 감아버리고 제 인생만 꽃피우려 아귀다툼이구나! /몽당연.. 사진 그리고 단상 2015.04.07
닭이 텃밭을 헤집는 이유는 닭이 텃밭을 헤집는 이유는 겨울이지만 추위가 물러가고 바람도 잦아든 날, 닭 두 마리가 텃밭으로 외출을 했다. 닭들은 연신 얼지 않은 흙을 헤집어 모이를 찾으면서도 낯선 이의 기척을 느꼈는지 다리와 날개의 긴장을 풀지 않는다. 푸성귀라도 좀 남아 있으면 좋으련만, 밭에는 어디를 .. 사진 그리고 단상 2012.03.12
누가 할머니를 불러냈을까 누가 할머니를 불러냈을까 누가 봄 아니랄까봐, 살구꽃이며 개나리들이 저마다 알아서 피었다. 혹시 봄 못 알아볼까봐, 도랑이며 길섶의 풀들이 서둘러 푸르렀다. 농군들이 밭갈이며 논갈이 때 놓칠세라, 비님마저 세상을 촉촉하게 적셔놓았다. 꽃향기에 취하고 봄비를 핑계 삼아 게으름 피우면 딱 좋.. 사진 그리고 단상 2008.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