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그리고 단상

균열

몽당연필62 2015. 6. 17. 15:21

 

 

균열
 
가물다.
물에 잠겼을 때는 흐물거릴지언정 하나이던 논바닥이 

열 갈래 백 갈래로 찢어지고 갈라졌다.
가뭄이라는 시련에 흙은 사력을 다해 서로 뭉쳤을 터,

쩍쩍 갈라진 논바닥은 흙이 그렇게 뭉친 결과다.

우리에게 가뭄같은 시련이 닥쳤을 때 

나는 그대를 온 힘으로 껴안아 서로 숨 막히는 대신

느슨하게 보듬어 오래도록 하나이고 싶다.
큰 균열은 너무 강한 결속에서 비롯되는 것이니까.
 
/몽당연필/

사진 : 농민신문사 자료사진을 트리밍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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