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자고 하는 소리

공인인증서 PC 하드 저장 금지, IT업계 분란 일어

몽당연필62 2010. 1. 15. 11:30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때 사용하는 공인인증서를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해킹 피해를 막기 위해 단계적으로 공인인증서를 하드디스크 대신 휴대용 저장장치인 USB에 내려받게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이 추진될 경우 2013년부터는 공인인증서를 하드디스크에 아예 저장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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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서를 PC 하드디스크에 저장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USB 생산 및 유통업체 종사자들이 희색인 반면 컴퓨터 본체 등 하드디스크와 밀접한 사람들은 사색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USB 판매점에서 근무하는 유에비 씨는 "지금까지는 공인인증서가 저장된 PC를 자주 도난당해 골치가 아팠는데, 앞으로는 공인인증서가 저장된 USB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거나 목걸이로 하고 다니면 분실할 염려가 없어 매우 편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USB 생산 업체들은 이미 목걸이, 팔찌, 귀걸이, 반지, 넥타이핀 등 다양한 형태의 USB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컴퓨터 하드디스크 생산업체 직원인 공하드 씨는 "하드의 공인인증서가 해킹당하지 않도록 강력한 보안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될 일을 USB에만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컴퓨터 업체를 죽이려는 음모"라며 "정부는 컴퓨터와 USB 생산 업체 사이의 이간질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공인인증서사용자중앙연합회 회장인 공사중 씨도 "옛말에 '해킹 무서워 하드에 저장 못하랴'라고 했다"면서 "공인도 아니면서 스캔들이 불거질 때마다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고 말하는 우리나라의 연예인들이 대부분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았다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공인인증서 USB에만 저장' 정책이 조만간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계도활동에 돌입했다. 정부는 특히 공인인증서를 저장한 USB가 해킹으로부터는 안전하지만 손버릇 나쁜 불량배들의 목표물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불량배를 만날 경우 USB를 재빨리 입에 넣고 삼키면 해킹과 분실은 물론 강탈로부터도 완벽하게 보호되는 장점을 집중 홍보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공인인증서를 노린 USB 도난 범죄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뒷골목 불량배들의 손모가지 자르기도 서둘러 실시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철도청과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등 지하철 노선에서는 해킹 위험이 전혀 없고 안전한 USB의 수송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철도청 등은 출퇴근 시간 USB 소지자 전용칸 운영, 명절과 휴일 USB 소지자 전용칸 연장 운행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공인인증서가 저장되지 않은 USB를 소지한 사람이 전용칸을 이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용칸 출입문마다 컴퓨터를 설치해 공인인증서 저장 여부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공인인증서 저장 장소 논란은 그 불똥이 엉뚱하게 빙과업계로 튀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국빙과유통업체연합회 회장 전빙련 씨는 "공인인증서는 인터넷뱅킹 뿐만 아니라 자녀의 학생부 열람, 세금 납부, 민원서류 및 연말정산 서류 발급, 현금영수증 실적 확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중요한 공인인증서는 녹기 쉬운 하드는 물론이고, 녹으면 흐물흐물하지만 안전에 문제가 없는 쭈쭈바에도 저장하는 것을 모두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씨의 발언이 알려지자 흥분한 하드와 쭈쭈바 업자들은 각자 하드와 쭈쭈바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대치상태에 돌입했다. 하지만 날이 워낙 추워 하드도 쭈쭈바도 녹기는커녕 갈수록 단단하게 얼어붙고 있기 때문에 양측의 대치는 장기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시간 현재  행정안전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에는 "USB처럼 휴대용인 노트북 하드에 공인인증서를 저장해놓고 사용하는 것도 금지가 되는지 알려달라"는 시민들의 문의전화가 폭주해 업무가 마비되고 있다.

 

/몽당연필/